■ 줄거리
파울리는 엄마와 단둘이 살며 일주일에 세 번씩 요양원에 계시는 할아버지를 만나러 간다.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는 최근에 겪은 일들을 잘 잊어버려 파울리에게 매번 누구냐고 묻는다. 할아버지뿐만 아니라 요양원에서 마주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파울리에게 모두 다 이상해 보인다. 지팡이 할아버지는 늘 기분이 안 좋은 것 같고, 투명 인간 할머니는 머리가 폭탄 맞은 것처럼 헝클어져 있다. 그리고 방울 모자 아주머니는 고무나무와 이야기를 한다. 그렇다 보니 파울리는 요양원에 가고 싶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파울리는 요양원에서 또래 친구인 보라를 만난다. 보라는 몸이 불편한 할머니를 정성껏 보살피고, 요양원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을 진심으로 좋아한다. 파울리는 요양원에서 보라와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며, 보라를 점점 좋아하게 된다. 그리고 보라를 통해 사람이 늙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요양원 노인들에게 마음을 연다. 파울리는 할아버지가 방울 모자 아주머니와 데이트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보라와 함께 두 사람을 관찰하는 스파이 작전을 펼친다.
■ 좋은 ‘돌봄’이 절실한 우리 사회, 매일매일 가고 싶은 요양원이 있다면?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선거가 있을 때마다, 후보들은 ‘돌봄 문제 해결’을 단골 공약으로 들고나온다. 국가가 보장해야 할 만큼 돌봄은 누구에게나 절실한 문제이다. 특히 팬데믹으로 학교가 문을 닫고 요양 시설이 봉쇄되는 상황을 전 국민이 겪으며, 돌봄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 책은 거창하게 돌봄 문제를 논하지는 않지만, 돌봄이 가장 필요한 아이와 노인들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그려 낸다. 파울리는 이틀에 한 번, 학교가 끝나고 요양원으로 간다. 요양원은 지루하지만, 엄마가 있고 간호사 선생님과 다른 어른들이 있는 안전한 공간이다. 요양원에는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 몸이 불편한 노인들, 정신 질환이 있는 아주머니가 있다. 이들은 요양원에서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고, 이웃과 교류하며 평온한 나날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