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말과 글의 달인이 되는 법 : 우리 말 어원 사전
저자 조항범
출판사 주식회사 태학사
출판일 2022-01-25
정가 17,000원
ISBN 9791168100411
수량
서문

1장. 친족과 가족
가시버시 : ‘부부’를 낮잡아 이르는 말도 있다
겨레 : ‘친척’에서 ‘민족’으로
누나 : 오빠가 여동생을 ‘누나’라고 불렀다
동생 : 한배에서 태어난 사람
며느리 : ‘며느리’는 적폐 언어가 아니다
어버이 : ‘부(父’와 ‘모(母’를 지시하는 단어가 결합하다
언니 :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에게도 쓰였다
의붓아비 : 새 아버지 ‘義父’, 접두사가 되어가는 ‘의붓-’
할배 : ‘할바’의 지역 방언형
할빠/할마 :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빠, 엄마’의 역할을 하다

2장. 별난 사람들
개구쟁이 : 짓궂은 아이는 개궂다
개차반 : ‘개’의 밥은 똥이다
고바우 : 흔한 남자 이름, ‘바우’
깡패 : ‘깡패’는 ‘갱(gang’인가?
꺼벙이 : 꿩의 어린 새끼는 꺼벙해 보인다
꼴통 : 골수를 담는 통
꽃제비 : 정처 없이 떠도는 고단한 삶
나부랭이 : 나불나불, 하찮게 날리는 것들
놈팡이 : ‘놈’보다 더 형편없는 놈
등신 : 사람 형상의 신, ‘등신’은 어리석지 않다
또라이 : 머리가 돌처럼 굳다
벽창호 : 평안도 벽동과 창성의 소는 크고 억세다
병신 : ‘병든 몸’, ‘병신’은 어쩌다 욕이 되었나
불쌍놈 : 고약하고 나쁜, ‘쌍놈 중의 쌍놈’
빨갱이 : ‘빨간 깃발’에서 ‘공산주의자’로
숙맥 : ‘콩’과 ‘보리’는 서로 다른 곡물
얌생이 : 염소를 이용한 도둑질은 얌체 짓이다
얌체 : ‘얌체’는 염치를 모른다
양아치 : ‘거지’와 ‘양아치’는 한 족속
얼간이 : 약간 절인 간은 부족하고 모자라다
우두머리 : ‘머리’가 된(爲頭 ‘머리’?
졸개 : ‘졸’로 보이면 ‘졸개’가 된다
쪼다 : 영화 <벤허>의 주인공인가, 뒷골목의 은어인가
호구 : ‘호랑이의 아가리’에 들어가면 살아남지 못한다
화냥 : ‘고향’으로 돌아온 여자가 아니다

3장. 음식과 과일
갈매기살 : ‘가로막살(횡격막살’이 갈매기살이 된 연유
개장국 : ‘개장국’은 이제 설 땅이 없다
곶감 : ‘감’
아주 색다른 우리말 공부!
에세이처럼 읽고, 사전처럼 활용하는 200가지 어원 이야기

‘말’이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와도 같이 탄생과 소멸, 변천의 과정을 겪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당시 사람들의 세계관과 시대상이 자연스럽게 반영될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가족 호칭 중 ‘누나’라는 말은 19세기 이후 문헌에나 나타나는 새 낱말인데, 초기에는 지금과 달리 손위는 물론이고 손아래 누이(여동생도 모두 ‘누나’라 불렀다고 한다. 이러한 호칭법은 20세기 초까지도 이어졌으나 현재는 적용 범위가 축소된 것인데, 손아랫사람에 대한 예법이 퇴색하면서 ‘누나’라는 말에도 의미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또한 ‘동생’과 ‘아우’도 원래는 서로 다른 개념이었는데, ‘동생’(同生은 16세기에는 한자 뜻 그대로 ‘함께 태어난’이라는 의미였다. 그래서 ‘동생아우’라 하면 ‘한배에서 태어난 아우’ 곧 ‘친아우’를 가리켰고, ‘동생형’이라 하면 ‘한배에서 태어난 형’ 곧 ‘친형’을 가리켰다.
이 외에도 몇 가지 흥미로운 대목들을 소개한다.

★ 사람 형상의 신, ‘등신’은 어리석지 않다
‘等(등’이 ‘같다’의 뜻이므로 ‘等神(등신’은 ‘신과 같음’의 뜻을 함축한다. 실제 ‘등신’은 사람과 같은 형상으로 만들어놓은 신상(神像을 가리킨다. 이를 ‘등상(等像’이라고도 한다. 따라서 ‘등신’은 처음에는 인간의 능력으로 할 수 없는 일을 해내는 ‘귀신’과 비슷한 뜻으로 쓰였던 것으로 보인다.
“광목이 처음 나타났을 때, 너무 넓어서 어머니가 「이건 사람이 못 짜. 등신이 짜지」라고 하시던 기억이 난다”(문익환, 《죽음을 살자》, 1986에서 보듯 실제 그와 같은 의미로 쓰인 ‘등신’이 발견되기도 한다. 이 글에서 “이건 사람이 못 짜. 등신이 짜지”는 문익환 목사의 모친인 김신묵(1895~1990 여사의 육성 진술인데, 그렇다면 적어도 이분의 고향인 함경북도에서는 20세기의 얼마간까지도 ‘등신’이 긍정적 의미로 쓰였다고 볼 수 있다. 김신묵 여사의 육성에 섞여 있는 ‘등신’은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