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히카쓰 도모미
1969년 일본 나가노 현에서 태어났습니다.
타마미술대학교를 졸업한 뒤, 동판화 작업을 시작했고 동판화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그림책 <오늘은 마라카스의 날>로 2014년 제19회 일본그림책대상을 받았습니다.
그 밖의 그림책으로 <후와후와 씨와 뜨개 모자>와 <오늘은 파티의 날> 등이 있습니다.
역자 : 김윤정
출판사에서 어린이 책 만드는 일을 하다가 지금은 외국에서 출간되는 어린이 책을 우리나라에 소개하며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 『미술관 그림 도둑을 잡아라!』, 『발견! 우리 학교 이곳저곳』,『유치원 버스 아저씨의 비밀』,『너는 무슨 풀이니』,『시계의 여행』,『언니의 새 자전거』,『이상한 편지』,『포기하지 마』 등이 있습니다.
■ 여러 가지 직업 체험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디딘 페로는 자기가 계획한 대로 일자리를 찾아 나섭니다. 페로가 생각한 일자리는 개의 특성에 잘 맞는 것들이면서 다양한 직업 세계를 보여 줍니다. 정형외과의 안마사, 우체국에서 우표 붙이는 사람, 서커스 단원, 레스토랑 웨이터, 경찰견까지… 개라면 한 번쯤 도전해 볼 법한 일들이지요. 페로는 직업을 구할 때마다 말합니다. ‘맡겨만 준다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책에서 ‘맡겨 주세요’는 제목이면서 동시에 페로가 일을 구할 때 책임을 다하려는 각오로 외치는 구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시 직업의 세계는 생각만큼 녹록하지 않습니다. 어떤 곳은 자리가 없고, 어떤 곳은 페로의 의지만큼 잘 되지 않습니다. 또 어떤 곳은 페로가 지닌 역량이 일에 적합하지 않고요. 어디 페로뿐일까요? 사람들 역시 생계를 위해 일하는 현장은 늘 치열하면서도 실수와 안타까움의 연속입니다. 페로의 직업 여행을 통해, 일하는 사람들의 애로와 피곤까지 엿볼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일에 도전하지만 어설프게 성공하지 못하자, 페로는 좌절감에 울면서 먼 바닷가까지 걸어갑니다. 거기서 페로는 흔들리는 다시마를 바라보다 피곤에 지쳐 잠들고 맙니다. 한숨 자고 다시 일어난 페로, 다시마 일하는 아주머니에게 건네는 첫 마디 역시 ‘맡겨 주세요.’입니다. 아파도 오뚜기처럼 일어나 일하러 나가는 우리 어른들 모습과 왠지 애잔하게 닮았으면서, 그만큼 엄마에게 목걸이를 선물해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은근한 이야기 재미와 친근한 판화 그림
자, 그러면 엄마의 목걸이를 사기 위한, 페로의 일자리 찾기는 실패로 끝났을까요? 반려견 페로의 직업 여행은 아쉽게도 실패한 듯 보입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엄마에게 목걸이 선물하는 일은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일해서 번 돈으로 산 목걸이보다 더 값지고 귀한 목걸이를 마련하게 되니까요.
이야기는 반려견 페로가 사람처럼 일자리를 찾아 다니다가 다시 본연의 반려견으로 되돌아오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