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1장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일관성의 결여
1. ‘내로남불’ 담론을 낳은 21세기 대한민국 사회
2. 공정과 정의에 대한 관심의 표현으로서의 ‘내로남불’ 담론
3. 내로남불 행위와 내로남불 비판 담론
4. 내로남불, 이웃과 강자·약자의 구분
2장 이웃, 강자, 약자, 그리고 나: 내로남불의 네 가지 대상
1. ‘이웃’의 내로남불을 향한 비판
1 내로남불의 부도덕성
2 내로남불 비판과 칸트의 도덕법칙
3 내로남불 비판 담론의 정치적 층위
4 내로남불이라는 내로남불?
5 상대주의의 문제
6 각자의 ‘상대적’ 관점을 넘어서는 ‘객관적’ 관점은 불가능할까?
2. ‘강자’의 내로남불을 향한 비판
1 권력의 남용에 대한 비판
2 공정한, 진영으로부터 자유로운 비판?
3. 더 특별한 이웃, ‘약자’의 내로남불을 향한 비판
4. ‘나’의 내로남불을 향한 비판?
3장 니체에 이르는 길: ‘신은 죽었다’
1. “신은 죽었다”: 자기비판으로서의 그리스도교 비판
1 하나의 유일한 ‘정답’이 있는 세계의 종말
2 ‘정답’은 ‘본질’의 존재를 가정한다
3 우리는 어떻게 진실을 ‘아는가’?
2. 홉스의 리바이어던: 결국 누군가는 정해야 한다!
3. 존 로크: 계약과 ‘혁명’의 논리
1 『통치론』: ‘오직 나 스스로의 양심에 따라’
2 『관용에 관한 편지』: 우리 중 누가 결정할 수 있다는 말인가?
4. 칸트: 나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5. 존 스튜어트 밀: 내가 ‘내 삶’을 결정할 자유
6. 니체: 각자가 믿는 ‘신들’만이 존재하는 세계
나오면서: 내로남불, ‘신이 죽은’ 시대의 인식 조건
내로남불의 사회, 대한민국
어느 순간부터 한국 사회는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었다. 그 연원을 따지자면, 처음 그 말이 나온 것은 정치권이었다. 즉, 이 말은 그 탄생에서부터 일종의 정치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말은 일종의 도덕적 판단을 내포하고 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것은 내가 하는 것은 정당한 것이고, 남이 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한 것이라는 판단 아래서만 성립될 수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이 말은 아주 일상적으로 쓰인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현실은 우리나라가 도덕적으로 중대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는, 또는 도덕적 타락을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 주는 것일까? 다시 말해, 우리는 자신에게는 지나치게 관대하면서 남에게는 가혹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미는 뒤틀린 도덕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그러나 저자는 우리에게 또 다른 시점을 제공해 준다.
“왜 내로남불이 오늘 한국에서는 이렇게 비난받고 있는 것일까? 그에 대한 대답은 아마 (누가 뭐래도 이전 시대에 비해 그 구성원들 사이의 불평등 정도가 현저히 완화된 오늘 대한민국 사회의 현실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 ‘팔이 안으로 굽는’ 강자의 행위를 무기력하게 지켜보아야 했던 예전의 사회적 약자들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이제 더 이상 약하거나 무기력하지도, 고분고분하지도 않다.”
저자에 따르면, 내로남불적 행위, 즉 ‘팔이 안으로 굽는’ 행위는 인간의 보편적인 행위다. 누구도 이러한 인식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우리 모두 이러한 자기 편향적 인식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이러한 자기 편향적 인식과 행위를 좌시하지 않는다. 우리가 그럴 만한 힘과 권리를 가졌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오히려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더 타인의 내로남불에 대하여 엄격해졌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사회의 향상된 평등과 기준이 아직 남아 있는 불평등과 부도덕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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