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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카사블랑카
저자 마르크 오제
출판사 이음
출판일 2019-09-20
정가 12,000원
ISBN 9788993166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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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얼마 전부터 나는 가끔
2. 내가 맨 처음 <카사블랑카>를 봤던 때가
3. 어느 날 우리 마음에 든 영화는
4. 몽타주. 기계공학에서 빌려온 것 같은 이 단어는
5. 피난이 내 유년시절에
6. 영화의 시작 부분에서 릭(험프리 보가트은
7. 이삼 년 전 내게 갑자기 불면증이
8. 인사를 드리려고 어머니에게 들렀던 날 밤에
9. 내가 옛날 영화, 특히 미국 영화에서
10. <카사블랑카>의 기원에는
11. 비극의 주인공들에게 그런 것처럼
12. 어떤 것도 흑백의 대립만큼
13. 한 개인의 역사가
14. 인도차이나 전쟁이 발발했을 때
15. 나는 몽파르나스 역을
16. <카사블랑카>의 도입부에서
17. 어머니는 최근에 걷는 게 힘들어지셨지만
18. 나는 시간이 약간 흘러가기를
옮긴이 해제: 카사블랑카, <카사블랑카>, 『카사블랑카』
기억의 몽타주

마르크 오제의 저서로, 국내에는 지난 2017년에 출간되어 여전히 주목받고 있는 『비장소: 초근대성의 인류학 입문』 이후, 최근에는 인문 에세이 『나이 없는 시간: 나이 듦과 자기의 민족지』가 출간되었다. 이 두 권의 책은 그사이 오제에 매료된 독자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순서로서는 세 번째인 『카사블랑카』는 오제의 자전적 에세이이다. 하지만 오제는 『카사블랑카』의 모토 글에 “이 책은 자서전이 아니라 몇몇 기억의 ‘몽타주’다”라고 씀으로써 이 책이 단순한 회고의 자서전을 넘어선, 인류학자이자 영화학자로서의 ‘시대를 통과한’ 인문 에세이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카사블랑카』는 상당히 이례적인 책으로, 오제에 매료된 독자는 인류학자 마르크 오제의 유년시절을 거슬러 올라가 개인 마르크 오제를 만나볼 수 있다. 인류학자로 평생 인간을 연구했던 그는 이 책에서 다른 누구보다 자기 자신에게 집중한다. 오제는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영화 <카사블랑카>를 매개로 떠오르는 조각조각의 기억들의 전후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유년시절을 재구성, 즉 몽타주하는 작업에 몰두한다. 기억은 무엇이고, 왜 그는 이 작업에 그토록 몰입하는가. 이에 대해 그는 “자기 과거를 잃는다는 것―알츠하이머병에서처럼 가장 오래된 기억들이 최후의 저항 끝에 마지막으로 지워진다―은, 자신을 시야에서 놓친다는 것(se perdre de vue이며, 다른 말로 하면 죽는다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서술한다.

학자로서의 마르크 오제가 아니라 개인 마르크 오제의 글을 읽는 건 전자에 비해 사소한 것인가? 하지만 개인의 역사는 역사적, 문화적 맥락을 제외하고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기에 언제나 우리가 사는 세상 전체의 역사를 끌고 온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결코 사소하지 않다. 마르크 오제의 유년시절은 2차 세계대전이라는, 20세기를 가로지른 굵직한 사건과 맞닿아 있다. 그가 피난을 떠난 것은 개인적인 경험에 속하지만 동시에 그 배경에는 ‘독일의 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