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지키기 위해 성을 쌓았지만,
자신의 생명은 지킬 수 없었던 조선 백성들의 삶을 담다
유상이의 아버지는 마성을 쌓기 위해 살던 곳을 떠나 울산 방어진으로 가야 했습니다. 권세가 높거나 큰 벼슬을 한 조상이 있는 집, 세금을 낼 수 있는 집은 동원에서 빠졌지만, 유상이의 집은 몰락한 양반의 집안이었고, 가난했기 때문에 군역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이태 만에 돌아온다던 유상이의 아버지는 결국 돌아오지 못합니다. 무거운 돌을 들고 산을 올라 성을 쌓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성을 쌓다 수많은 사람이 죽었지요. 유상이의 아버지는 고향에 돌아오지 못하고, 자기가 쌓던 성 옆에 묻힙니다.
유상이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곳에 옵니다. 그곳에는 아버지 대신 아버지가 쌓은 성과, 아버지가 새겨 놓은 글씨만 남아있었습니다. 유상이는 말 때문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만 같아 말이 얄밉게 느껴집니다. 사람의 목숨보다 귀한 말이라니, 유상이는 이해할 수 없지요.
조선 시대에는 유상이의 아버지처럼 수많은 사람이 나라의 일에 동원되었습니다. 성을 쌓고, 궁을 쌓고, 길을 만드는 일을 모두 백성들이 했지요. 특히 벼슬이 없거나 세금을 낼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수많은 군역에 동원되었습니다.
지금도 우리나라 곳곳에는 조선 시대 이름 없는 백성들이 쌓았던 마성이 남아있습니다. 『마성에 새긴 약속』을 읽고, 마성을 여행해 보세요. 그곳에서 조선 시대 백성들의 손길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서로의 성이 되어 서로를 지키던 사람들,
조선 시대 백성들의 연대를 담은 역사동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유상이는 홀로 남겨집니다. 그런 유상이의 곁에는 이웃집 칠복 아재가 다가옵니다. 역병으로 가족을 잃은 칠복 아재는 유상이의 하나뿐인 가족이 되어 칠복이의 곁을 지킵니다.
유상이의 처지를 딱하게 여긴 감목관은 유상이와 칠복 아재가 살 곳을 마련해 주고, 목장의 일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감목관의 딸 연이는 가끔 투닥거리기도 하지만 유상이의 좋은 친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