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존재 이유에 대해 수시로 의심했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상 탓만 했다. 되돌아보니 참 염치도 없었다. 다행히 우리는 서로에게 서서히 스며들었고 하나가 됐다. 드디어 해낸 것이다. 무모하게 세상에 뛰어들었던 용기가 빛을 발하는 순간에 이르렀으니, 그것으로도 족하다. 남은 건 각자의 몫이다. 이제 가슴 뜨겁게 차오르는 이름들에게 작별을 고할 시간이다. 그리우면 그리운 대로, 그리워서 눈물 흘리더라도 서로를 불쑥불쑥 그리워했으면 좋겠다. 그리움들이 당차고 야무지게 세상을 향해 나아가기를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그동안 진심으로 고마웠다. 함께여서 외롭지 않았다. 부디 행운을 빈다.
-작가의 말 中에서
남모르는 아픔을 가슴속에 하나쯤 품고 사는 모든 가족을 위로하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아름다운 네 편의 이야기를 통해, 떼려야 뗄 수 없어서 더 짜증 나고, 화나고, 밉고, 힘든 그래서 더 미안하고, 고맙고, 그리운 가족의 존재에 대해 곱씹어 보게 한다. 우리는 모두 안다. 짐처럼 버거울 때도 있지만, 가족이 있어서 함께여서 외롭지 않음을, 그리고 나를 존재하게 함을…….
엄마, 참 예쁘다
갑작스럽게 실직하게 된 아빠, 그리고 돈 벌 때까지 집에 들어오지 말라는 엄마의 잔소리에 단박에 집을 나가 버린 아빠. 민준은 아빠를 내쫓은 엄마가 밉고, 연락이 닿지 않는 아빠가 그립기만 하다. 그러다 급기야 엄마마저 불쑥 자신을 떠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해한다. 하지만, 찜찔방을 전전하는 한 아저씨를 통해 그 누구보다 아빠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는 사람이 엄마임을 깨닫게 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내내 흩어져 살다가도 다시 뭉쳐 살기도 하고, 내내 뭉쳐 살다가 흩어져 살기도 하는 게 가족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가족은 가족이란 걸 기억하고, 민준이를 비롯하여 지금 흩어져 사는 모든 이들이 너무 불안해하지 않기를…….
밥 먹고 가이소!
유라는 이웃에 사는 외할머니와 달리 시골에 사는 친할머니가 이래저래 어렵고 불편했다. 열일곱 생애 동안 할머니를 만난 물리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