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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몸의 연대기 : 동아시아 몸의 역사와 철학
저자 정우진
출판사 소나무(남명
출판일 2021-07-27
정가 30,000원
ISBN 9788971393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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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I. 한국의 몸
1. 『동의보감』
2. 백련사 극락전의 나한도
3. 『동의수세보원』

II. 몸과 마음
1. 몸과 마음
2. 심신일원론과 심신이원론
3. 사람이란 무엇인가

III. 몸의 탄생, 심장
1. 심장의 등장
2. 심장의 분화
3. 심장과 기

IV. 생명이 흐르는 몸
1. 12경맥
2. 기경팔맥

V. 수행의 몸
1. 도인의 몸
2. 호흡하는 몸
3. 방중의 몸

VI. 종교의 몸
1. 도교
2. <황정외경경>
3. 존사수행
4. <황정내경경>

VII. 내단수행과 몸
1. 내단의 등장
2. 환정보뇌
3. 외단과 용호교구
4. 내단 신체관

VIII. 한국의 몸, 그 의미에 관하여

참고문헌
심장의 등장은 동아시아 몸의 탄생을 상징한다

동아시아 수행사와 의학사의 맨 처음에는 심장의 이야기가 있다. 처음에는 심장만 있었다. 심장은 신이 거주하는 신전이었다. 그러나 신은 몸을 주재하는 존재라기보다는 신령한 생명력이었다. 동아시아의 몸은 심장이라는 샘에서 흘러나온 생명을 담고 있는 그릇과 그곳에 담겨 있는 생명을 총칭한다. 그릇으로서의 육체는 이성으로서의 심이나 생명과 다르다. 따라서 몸과 마음은 다른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육체에 담겨 있는 생명인 기는 생리적이면서 심리적이다. 동아시아의 몸은 그릇으로서의 육체와 이성으로서의 심, 그리고 심리적이고 생리적인 영역에 두루 미치는 기의 세 가지 요소로 이뤄져 있다.

동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우리 몸에 심장을 그려 넣은 이들은 수행가다. 수행가들은 심장에 신이 머문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제관이 재계하고 신의 흠향을 기원하는 것처럼 마음을 비우고 빈 마음에 신을 모셔야 했다. 이런 관념의 연원은 당연히 무속이다. 무속의 강신과 제례에 수반되는 재계라는 관념이 동아시아 수행론의 근간을 구성했고, 심장으로 상징되는 몸의 탄생을 알렸다. 서양과는 달리 신은 몸을 주재하는 존재가 아니었다. 영험한 우주적 생명일 뿐이었다. 모두가 신과 같은 능력을 지닐 수 있었다. 신은 몸을 윤택하게 하고 예지력 같은 놀라운 지력을 선사했다.
의학의 성립은 심장을 다섯 개로 분리했다. 질병은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발생했고 몸의 다양한 부위가 관련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의학의 몸은 보다 세밀해져야 했고 몸 전체를 다뤄야 했다. 몸에 있는 기관 중 다섯 개 또는 여섯 개를 선택하고 그것을 오행에 배당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의 10천간과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의 12지지는 각각 태양과 달 또는 하늘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패턴으로 오장육부의 성립에 기본 프레임으로 작용했다. 육부는 땅의 기운인 지기(地氣 즉 곡식의 소화와 관련된 것이고, 오장은 땅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