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긴이의 말
프롤로그| 4반세기 후의 《덕의 상실》
머리말
제1장|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실험적 사유
제2장| 오늘날 도덕적 불일치의 본질과 정의주의의 주장들
제3장| 정의주의: 사회적 내용과 사회적 맥락
제4장| 우리 선조의 문화와 도덕을 정당화하고자 하는 계몽주의의 기획
제5장| 도덕을 정당화하려는 계몽주의의 기획은 왜 실패할 수밖에 없었는가?
제6장| 계몽주의 기획 실패의 몇 가지 필연적 결과들
제7장| ‘사실’, 설명과 전문지식
제8장| 사회과학에서 일반화의 성격과 그 예견 능력의 결여
제9장| 니체인가 아리스토텔레스인가?
제10장| 영웅 사회의 덕들
제11장| 아테네에서의 덕들
제12장| 덕에 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명
제13장| 중세의 관점과 사건들
제14장| 덕의 본질
제15장| 덕들, 인간 삶의 통일성, 그리고 전통의 개념
제16장| 덕들로부터 덕으로, 그리고 덕 이후
제17장| 덕으로서의 정의와 그 개념의 변화
제18장| 덕 이후: 니체인가 아리스토텔레스인가, 트로츠키 그리고 성 베네딕트
제19장| 제2판에 부치는 후기
“권리와 유용성만을 외치는 유령적 인간은 바람직한 인간인가”
자유주의적 개인주의에 대한 강렬한 비판
도덕은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에 따르면 과거의 그것이 아니다. 고대 그리스와 중세 유럽의 아리스토텔레스적 전통에 따르면, 도덕은 자신의 ‘텔로스’(근본 목표를 실현한다면 교육받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인간 본성을 바람직한 인간 본성으로 변형시키는 것을 가능하게 하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러한 아리스토텔레스적 목적론에 대한 믿음은 점차 약해지고, 인간 본성의 불완전함은 도덕의 완벽주의적 목표와 갈등을 일으키게 되었다. 흄의 경우처럼 감정에 근거하여서든 아니면 칸트의 경우처럼 이성에 근거하여서든 도덕의 주장을 정당화하고자 시도한다면, 이러한 갈등은 봉합되지 못하고 실패의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그 결과는 오늘날의 세계에서 도덕 담론과 실천이 공허하다는 것이다. 비록 도덕의 언어와 현상이 현대에도 여전히 남이 있기는 하지만, 그 실체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현대에 이르러서 도덕적 문제들에 관한 의견의 불일치는 끝이 없다. 모든 개인은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추구하며, 이 가치에 따라 다른 사람을 평가한다. 이와는 반대로 사회는 주어진 목표를 효율적?성공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관료제적 합리성을 추구한다. 이와 같은 관료제적 합리성은 근본적으로 가치의 문제에 관해서는 침묵하기 때문에 우리가 공동으로 추구할 수 있는 공동선을 도출하지 못한다. 이처럼 개인의 차원에서는 ‘나에게 좋은 것이 좋은 것이다’라는 심미적 주관주의로, 그리고 사회의 차원에서는 ‘성공적인 것이 좋은 것이다’라는 관료제적 합리주의로 양극화된 현대 서양 사회는 일종의 “유령적 자아”를 산출한다고 매킨타이어는 비판한다. 그 유령적 자아는 자신이 처해 있는 구체적 시간과 장소로부터 벗어나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지만 본질적으로 시간과 공간에 묶여 있는 유한한 인간이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결국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자신의 역사적 콘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