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Chapter 1 범죄의 그늘에 가려 잊힌 사람들의 이야기
오늘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면
강도와 폭행치상, 그 끔찍함에 대하여
영혼에 새기는 낙인, 성적 폭력
불이 낳은 꺼지지 않는 공포
나가며
Chapter 2 타인의 아픔에 공감한다는 착각
권선징악이라는 덫
깨진 유리잔 이론
피해자다움에 대한 집착
진범의 공범
당신이라면 피할 수 있었을까?
척 보면 안다는 착각
합의, 자본주의의 두 얼굴
말문이 막힌 사람들의 이야기
이에는 이, 눈에는 눈
나가며
Chapter 3 작은 배려와 존중의 큰 힘
고단한 수사 과정을 견디게 해주는 작은 배려
재판 중에 지각된 공정성의 힘
재판이 끝나야 비로소 시작되는 것들
나가며
Chapter 4 용서로 모든 것이 끝나지 않는다
피해 당사자가 된다는 것
안전감을 잃고 흔들리는 이웃
공감의 대가, 실무자의 대리 충격
사회의 품격과 범죄
나가며
Chapter 5 그래도 살 만한 세상이라는 믿음
삶의 주인이라는 감각
회복을 촉진하는 것들
회복을 방해하는 것들
돌봐주는 단 한 사람의 힘
나가며
Chapter 6 상처 품은 아이를 이해한다는 것
올 수 없는 사람을 기다리며 커가는 마음
엄마를 벌주지 마세요
돌봄과 아동 성폭력의 간극
학교라는 이름의 감옥
따라가지 않을 거라는 착각
나가며
주
“살아서 다행이지 않는 삶도, 있다”
‘타인의 아픔에 공감한다’는 우리의 착각은
어떻게 피해자를 두 번 울리는가
영화 〈살인의 추억〉을 보며 화성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었던 사람들, 전 남편을 끔찍하게 살해했던 고유정이 사이코패스인지 아닌지 초미의 관심을 기울였던 각종 언론. 살인, 성폭력, 폭행, 아동학대이 벌어지면 사건을 소비하기에 바쁘다. 여전히 TV를 틀면 범인이 왜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었는지, 사건이 얼마나 잔인했는지 경위를 찾는 데 몰두한다.
반면, 범죄 피해자에 대한 관심과 이해의 수준은 현저히 떨어진다. 매체와 소문을 통해 들은 파편적인 정보를 토대로 너무 쉽고 빠르게 피해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가지며, 때로는 정당한 이유 없이 그들에게 다양한 굴레를 씌우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타인의 아픔에 공감한다고 착각하며 피해자를 쉬운 언어로 위로하는 우리가 얼마나 무지하고 폭력적인지 이 책은 낱낱이 밝힌다.
“참 이상하죠. 제가 힘들어할 때마다 ‘잊어, 산 사람은 살아야지’, ‘그만 울고, 이제 웃어’라고 재촉하던 주변 사람이 막상 제가 웃으니까 뒤에서 욕을 해요. 그렇게 남편을 보내고도 좋다며 웃는다고.”
《용서하지 않을 권리》는 우리가 자극적인 범죄 사건에만 몰두하는 사회에서 벗어나야 함을 강조한다. 그래야 갑작스러운 범죄 사고에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을 건강하게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고도 없이 들이닥치는 범죄를 우리가 막을 수는 없지만, 편견 없이 사건을 바라봐 주는 것만으로 일상을 다시 살아가려는 그들에게 힘이 될 것이다.
“돌봐주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공동체의 일원으로,
여전히 우리의 소중한 이웃으로,
범죄 피해자의 회복을 돕는 일
범죄 사건의 피해자는 지독히 운이 나빴을 뿐이다. 하지만 그 원인을 피해자에게 찾는 사회에서 피해자가 예전과 같은 일상으로 되돌아가기는 쉽지 않다. 감히 상상해 보라.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하는 가족이 모르는 사람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