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포로에서
일본의 명품 당인정 두부의 제조자가 되다
일본의 침략으로 시작된 임진왜란은 7년이란 긴 시간 동안 계속되었으며, 조선의 수많은 기술자가 일본에 포로로 끌려갔습니다. 그중에 도자기를 전수해 준 기술자들에 관한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만, 일본이 전쟁에 패하면서 극심한 사회 혼란에 빠졌을 때 먹은 것이 없어 헉헉대던 일본인들의 배고픔과 영양 결핍을 넉넉한 마음으로 채워 주었던 ‘당인정 두부’에 관한 이야기는 아는 사람의 적을 거예요. 《조선의 두부, 일본을 구하다》 동화는 오늘날까지도 일본인의 대중적 음식으로 사랑받는 두부의 시작점이 된 ‘당인정 두부’의 유래와 포로 신세로 머나먼 일본 땅에 끌려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조선의 따뜻한 음식 문화와 민족의 얼을 드높이 소년 석두의 이야기입니다. 석두가 어떤 시련을 겪고, 또 어떻게 그 시련을 이겨 내며 전쟁 포로에서 일본의 명품 당인정 두부의 제조자로 우뚝 서게 되었는지 지금부터 석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낯선 나라에서
꿋꿋하고 아름답게 들꽃처럼 피어나다
석두가 살고 있는 웅포 앞바다에 왜군이 쳐들어오는 바람에 석두 아버지를 비롯해 마을 사람들은 왜군이 마을로 들어오지 못하게 밤낮으로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할머니와 석두는 마을을 지키는 사람들을 위해 두부를 만들어 일주일에 한 번씩 가져갔지요. 하지만, 결국 왜군이 마을까지 쳐들어왔고, 마을을 지키려고 끝까지 싸웠던 석두 아버지는 일본 장수의 칼에 목숨을 잃게 되지요. 바로 눈앞에서 아빠를 떠나보낸 석두는 슬퍼할 겨를도 없이 할머니와 일본으로 포로로 끌려가게 되었어요. 언제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지 모르는 두려움을 가득 안은 채로요. 하지만 석두는 낯선 일본 땅에서 주저앉아 울기보다는 고향에서 할머니와 함께 만들었던 두부를 열심히 만들었어요. 맷돌조차 없는 일본 땅에서 두부 만들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수많은 시련 속에서도 석두는 굴하지 않고 꿋꿋이 자기 할 일을 해나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