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내며
제1부 맹랑한 말들
얄개가 국어사전에 오른 이유
고막과 꼬막
비싸리구시가 뭐에 쓰는 물건인고?
이석태 씨를 찾습니다
황마차와 포장마차
물항라의 정체는?
마탕인가 맛탕인가?
‘화탕지옥’이 국어사전에 실리지 못한 이유
담마진과 심마진
권구와 찜뿌
딩동은 우리말일까 외래어일까?
대인배는 잘못된 말일까?
민폐와 민생고
제2부 안아야 할 말, 버려야 할 말
표준어와 방언의 관계
비표준어로 밀려난 말들
북한말에 대한 생각
비표준어와 북한말에 대한 보충
합성어를 인정하는 기준은?
외래어 표기에 대해
꼭 문법에 맞게 써야 할까?
이상한 일본 한자어(1
이상한 일본 한자어(2
이상한 일본 한자어(3
이상한 일본 한자어(4
용종(茸腫과 선종(腺腫
제3부 호기심을 자극하는 말들
국어사전 편찬자들이 바빠야 하는 이유
대각미역의 정체를 찾아서
양식어업에서 쓰는 말들
아가미 탐구 생활
낚시꾼들의 은어
우수마발이라는 말의 유래
한자를 잘못 풀이한 낱말들
시간달리기와 중간달리기
중국 근대의 화폐 이름
흰 머리털이 나기 시작하는 나이
지팡이에 대한 탐구
조사 대상에 올라야 할 국어사전
수상한 법률 용어들
너무 많은 하나들
제4부 수상한 먹거리들
금옥당과 양갱
감화보금과 가마보관
승가기와 승기악탕
보신탕의 다른 이름, 지양탕(地羊湯
수상한 음식의 정체
낭화(浪花와 승소(僧笑
참메늘치라는 나물 이름
이건 어느 나라 죽일까?
남의 떡 훔쳐오기
『거가필용(居家必用』에 실린 음식들
팔선고와 팔진고
약재로 쓰인 똥들
제5부 동물과 식물 탐구하기
뱀이 흙덩이를 물고 잔다고?
개가 아니라 망아지
준마로 이름 떨친 말들
말을 잘 다루던 백낙과 왕양
국어사전에는 ‘청마’가 없다
백마는 말일까 아닐까?
사연과 제비행전
조복성박쥐
해당과 개아그배
등대시호와 등대풀
비짜루와 아스파라거스
감 속에 또 감이 들어 있다고?
신이화(辛夷花라는 꽃
‘봄볕’과 ‘가을볕’은 붙여 쓰고 ‘겨울 볕’은 띄어 써야 한다?―맹랑한 국어사전이로고!
이를테면, ‘저물녘’은 합성어로 인정하여 붙여 쓸 수 있지만, ‘해질녘’과 ‘석양녘’은 띄어 써야 한다(『표준국어대사전』. ‘봄볕’과 ‘가을볕’은 한 낱말로 인정하지만, ‘겨울볕’은 인정하지 않는다. ‘거시기’는 표준어인데 ‘머시기’는 방언이다. ‘알타리무’는 안 되고 ‘총각무’, ‘오돌뼈’가 아니라 ‘오도독뼈’, ‘꼼장어’가 아니라 ‘곰장어’로 써야 한다.
맹랑하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은 표준어와 비표준어를 가르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부정확하거나 불충분한 낱말풀이를 버젓이 달아 놨다. 쓰임새가 거의 없는 일본식 용어가 지나치게 많이 실려 있는 데다가, 사용자들의 언어생활을 반영하거나 말글살이의 영역을 넓히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낱말의 실제 쓰임새를 중시하는 『고려대한국어대사전』 역시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사전에 있어야 할 말이 없는 반면, 없어도 되는 말은 너무 많다. ‘전선병’, ‘일기병’, ‘학교병’, ‘관찰포장’, ‘사고경성’, ‘조방적양식’ 같은 낱말들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모두 일본에서 건너온 용어들이다. 언어순혈주의를 고집할 필요는 없지만, 국어사전에 일본에서 들어온 한자어를 무분별하게 싣는 건 문제가 있다.
국어사전 편찬자들은 쓰임새가 거의 없는 용어들을 포용하는 데 열심이면서도, 우리말을 풍부하게 하는 낱말을 되살리려는 고민이 부족하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만 실린 ‘숨비소리’나 〈우리말샘〉에 있는 ‘해루질’처럼 방언으로 분류되기 아까운 낱말들을 표준어로 인정한다면, 언중은 지금보다 훨씬 풍요로운 언어생활을 누릴 수 있지 않겠는가. 국어사전이란 편찬자들이 만든 말을 언중이 배워서 쓰도록 하는 게 아니라 언중이 쓰는 말을 편찬자가 찾아서 제 표기와 뜻에 맞도록 설명해 주는 게 ‘존재의 이유’다.
“어이쿠, 개-나으리가 많이 피었군”―맹랑한 탐방에서 거둔 열매들
저자 박일환은 그동안에도 『미친 국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