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펴내며
1장. 새로운 것은 언제나 옳다 ―유행
흐르는 강물처럼, 유행의 본질과 존재 형식
“낡은 것을 폐기하고 새로운 것을 소비하라”, 소비사회의 엔진
쫓는 자와 도망자, 계급적 차이의 수단
폭군이 된 유행, 자본의 소비 규범
유행, 새로움에 대한 강박
2장. 핫플레이스에 재림한 도시산책자―공간
모더니티의 수도 파리, 근대도시의 원형
거리의 관찰자, 도시산책자의 탄생
대도시의 일상, 군중 속의 고독
걷기, 도시는 걷는 순간 완성된다
도시산책자의 재림과 핫플레이스의 등장
3장. 욕망의 탄생과 분출구―장소
근대 계몽의 선구자, 만국박람회
벤야민의 유작, 《아케이드 프로젝트》
신유행품점, 마가쟁 드 누보테
욕망의 분출구, 백화점의 등장
4장. 소비의 세계로 들어온 예술―문화
돈에서 교양으로, 사치재가 된 매너
예술을 품은 소비, 소비의 세계로 들어온 예술
아우라의 해체, 기술 복제 시대의 예술
예술의 민주화 그리고 팝아트의 역설
5장. 욕망 창조의 연금술―광고
광고의 탄생과 발자취
자연적 욕구와 인위적 욕망
광고는 매체를 타고, 미디어는 메시지다
광고의 대상, 기호와 의미
디지털 시대의 풍경, 1인 미디어 시대
6장. 현대판 판옵티콘에 갇힌 몸―육체
몸의 해방과 현대판 판옵티콘
몸 프로젝트와 새로운 몸의 등장
투자의 대상, 자본이 된 육체
아름다움 예찬, 몰개성의 향연
몸 가꾸기, 젠더의 울타리를 넘다
7장. 비합법적 사랑의 합법적 자식―사치
선물, 소비의 시원
저주의 몫, 비생산적 소비의 필요
사랑과 사치의 자본주의
애첩 경제의 시대, 사랑의 경쟁과 세속화
사치, 비합법적 사랑의 합법적 자식
8장. 가치소비의 견인: 된장녀(?를 위한 변명―젠더
사치, 남성의 전유물
역전, 사치의 여성화
우머노믹스의 시작, 여성 소비
소비, 현대사회의 언어가 되다
윤태영 교수는 지금까지 소비에 대한 연구나 관심은 제한적이었다고 말한다. 초기 자본주의의 사상적 바탕을 제공한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직업은 신으로부터 부여받는 의무, 즉 하늘에서 부여받은 소명으로 받아들였다. 베버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프로테스탄티즘의 금욕정신이 자본주의 발전의 밑바탕이 되었다고 보았다. 금욕을 강조한 프로테스탄티즘에서 ‘소비’는 부정적으로 여겨졌다. 이러한 사상적 흐름은 소비를 천박한 물질주의나 무분별한 쾌락과 동일시했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소비의 중요성은 점차 커진다. 장 보드리야르의 지적처럼, 19세기 일반 대중이 노동자가 됨으로써 근대인이 됐듯, 20세기 이후 대중은 소비자가 됨으로써 현대인이 되었다. 《소비 수업》은 소비가 점차 중요하게 부각되는 과정을 분석하기 위해 19세기 프랑스 파리의 봉 마르셰 백화점 성공 과정 등 역사적인 측면도 살펴보고, 점차 커지는 소비의 의미를 분석하기 위해 좀바르트, 짐멜, 벤야민, 보드리야르와 부르디외 등 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중요하게 인용한다.
현대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힘, 유행과 소비
“현대 자본주의의 지속적인 발전과 유지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소비가 전제되어야 한다.”
소비사회를 살고 있는 현대인은 유행에 민감하다. ‘힙’한 것을 쫓아 연남동으로, 망리단길로, 익선동으로 몰려가거나, 새로운 브랜드가 등장하면 누구보다 발 빠르게 소비하고 경험담을 경쟁하듯 SNS에 올린다. 현대인에게 유행에 뒤처진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경험이다. 유행에 뒤처진다는 것은 삶의 양식과 존재 방식이 더 이상 현재형이 아닌 과거형에 머문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윤태영 교수는 《소비 수업》에서 가장 먼저 유행을 다루며, 소비자본주의 사회에서 유행의 역할은 생각 이상으로 크다고 말한다. 유행은 낡은 것을 폐기하고 새로운 것을 소비하게 함으로써 자본주의를 유지함은 물론 소비를 습관화한다. 그리고 이미 포화 상태에 도달한 소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