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서문 | 조철현 | 영화라는 잡것에 사로잡혀
저자 서문 세상에 없던 영화, 세상에 없던 책
제1시퀀스 타는 목마름으로
왕의 이름 | 태평성대와 기우제 | 지식이 권력이다 | 날조와 왜곡 사이 | 전생의 원수 | 바다처럼 | 팔만대장경을 지켜라
제2시퀀스 왕의 탈 개의 탈
장경판전의 꼴통 | 밥은 빌어먹어도 | 아상、 그것이 문제다 | 이야기의 쓰리쿠션 | 공자를 타고 부처를 타고
제3시퀀스 가·응·에서 그·아·응·으로
모음의 발견 | 복숭아나무와 어머니 | 친숙한 것과 진부한 것 | 개새끼에서 올빼미까지 | 주인공과 악당의 댄스 | 맞아죽어도 싸다 | 주인과 나그네
제4시퀀스 교태전의 남자들
하나의 가능한 세계 | 이과생과 문과생 | 임금의 콧김과 뒷모습 | 나를 탄핵하라 | 입속의 낫과 곡괭이 | 중과 내시는 무엇이 다른가? | 누룽지 고맙다 | 네가 운서를 아느냐
제5시퀀스 장작과 걱정
첫사랑의 맛 | 장작과 작대기 | 기꺼이 춤추겠노라 | 소리를 담는 그릇 vs 소리를 죽이는 작두 | 풀어쓰기에서 모아쓰기로 | 전하지 못한 편지
제6시퀀스 실어 펴지 못할 놈이 나니라
암탉이 울어야 문자가 산다 | 위대함에 관하여 | 하우스 오브 카드 | 팝콘과 폭탄 | 밥벌레와 마구니 | 도야, 도야, 도야 | 땅을 짚고 일어나라
제7시퀀스 언문의 탄생
죽지 않기로 해요 | 이단의 소굴 | 훈민정음 vs 언문 | 훈민정음 코드
제8시퀀스 복숭아씨의 비밀
저주를 축복으로
공동 작가 후서 | 금정연 |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기획자 보론 | 우석훈 | 이 시대의 슈퍼스타, 세종대왕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한글을 만든
세종의 고뇌를 시나리오에 담다
세종대왕은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1위에 몇 년째 오르는 인물이다. 한국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위인’이고, 게다가 세종대왕을 다룬 드라마와 영화는 이미 많이 만들어진 상황에서 한글창제 과정을 담고자 한 영화 〈나랏말싸미〉의 시도는 다소 익숙해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송원 작가는 한글창제 과정을 새롭게 영화로 만들고자 한 이유를 책의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영화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반영하지만 그와 구별되는 ‘하나의 가능한 세계’다. 남은 목숨과 바꿔서라도 쉬운 문자를 만들려는 분투 끝에 위대함의 반열로 진입하는 인간 이도(李?, 세종의 본명의 험난한 여정을 우리는 그리고자 했다. 그 길의 동반자로 신미(信眉라는 실존인물에 주목했으며, 세종과 맞서고 협력하고 격돌하는 영화적 캐릭터로 탈바꿈시켰다. 신미 캐릭터는 세종의 내면에 도사린 그림자를 분리하여 인격화한 ‘또 다른 자아(alter ego’다. 세종의 마음속에서 벌어졌을 치열한 싸움을 외면화한 상대역으로 신미를 바라볼 수 있다는 얘기다. 임금이 친히 언문 28자를 만들었다는 1443년 12월 30일자 실록기사 이전의 역사공백을 개연성 있는 허구로 재구성한 작업의 요체다.”(10쪽
비록 촬영본에서는 편집되었지만, 시나리오가 세종의 죽음에서 시작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이다(22쪽. ‘세종’이라는 묘호를 두고 정인지와 문종이 대립하는 첫 번째 신은 조선시대 역사상 가장 뛰어난 왕이라고 칭송받는 세종이 당대에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한다. 이 신은 ‘성군 프레임’으로는 미처 설명할 수 없는 세종의 좌절과 고뇌를 보여준다. 이송원 작가가 시나리오를 구상하며 주목한 지점은 바로 그 부분이다. 이송원 작가는 좌절에 빠진 세종이 시력과 남은 목숨까지 바꿔가며 문자를 만들며 위대해져가는 과정을 극화함으로써,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의 어려움과 가치를 영화 속에 담으려 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