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은 중국의 저명한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사상가였던 루쉰(魯迅이 세상을 떠난 지 80주년 되는 해이다. 그가 중국현대문학사와 함께 20세기를 대표하는 위대한 문학가였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지난 100년 사이에 중국에서 루쉰처럼 오랜 기간 동안 높은 평가를 받고 추앙을 받은 작가는 없었다.
물론, 소설가로서, 저널리스트로서, 사상가로서의 루쉰은 더할 나위 없는 위대한 인물이었다. 그러나 후스, 린위탕 등 수많은 출중한 문학가, 학자들이 배출된 1920-1930년대 베이징과 상하이라는 특수한 시공 속에서 유독 루쉰이라는 인물에게만 열광하고 ‘편식’을 하는 것은 루쉰 본인의 진면목을 찾아내는 데에 지장을 줄 뿐 아니라, 중국현대문학 분야의 학술 발전에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루쉰 연구의 본 고장이라 할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요즘 과거와 같은 미화 일변도의 연구는 점차 지양되고 일기, 편지, 문서, 타이완-홍콩 측 자료들을 활용한 그 이면사에 대한 참신하고 다각적인 접근을 통한 객관적인 고찰과 평가들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주정은 과거부터 루쉰을 우상이 아닌 하나의 인간으로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평가하자는 입장을 견지해 온 학자이다. 때문에 그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자신은 루쉰의 팬이지만 맹목적으로 숭배하지는 않으며 그의 훌륭한 점에는 탄복하지만 잘못된 길로 빠진 데 대해서는 그를 위해서라도 지적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주정(朱正이 2015년에 낸 《루쉰의 사람들》은 루쉰을 알고 싶어 하는 독자들에게는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다. 그는 60년동안 루쉰을 연구하면서 관련 저술을 지속적으로 선보였는데, 모두가 사료적 가치도 높지만 기발한 발상과 독특한 접근방법을 구사하고 있어서 향후의 루쉰 연구를 위한 이정표가 될 만한 문제작들이었다. 지난해에 중화서국(中華書局을 통하여 발표한 이 책은 그보다 앞서 2010년 상하이의 동방출판센터(東方出版中心를 통하여 발표한 전작인 《루쉰의 인맥(魯迅的人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