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100년 후 지금의 사무인간을 추억한다면
PART 1
아주 오래된 모험: 사무인간의 역사
노예, 일의 대가는 생존뿐
문자, 사무원의 정체성
필경사, 단순 자료 입력의 시작
‘쓰기’와 ‘생각’이 결합하다
인쇄술로 폭발한 일거리와 읽을거리
타자기가 대신 써주다
넥타이, 목을 죄는 소속감
일을 해도 땀이 안 나는 사람들
동료와의 경쟁이 시작되다
파티션 속에서 공존하는 법
PART 2
먹고살기 위한 모험: 사무인간의 경제
수렵과 채집엔 정년이 없었다
농경의 시대, 소유의 시대
빛나는 경제는 누가 떠받쳤던가
로마의 길이 모두에게 통하진 않았다
울타리 속 위계
떼돈을 위해 바다를 건너다
쟁기를 버린 사람들
호황과 불황 그리고 공황
기계가 사람을 통제하기 시작하다
두 번의 세계대전, 그 후
PART 3
인정 투쟁의 모험: 사무인간의 사회
사무실의 ‘문’이 나뉘다
노동하는 자, 감독하는 자
놀라운 속도로 타자를 치는 여자들
언젠가 딛고 올라서리라
‘지식노동자’의 말 못할 애환
칸막이, 숨거나 갇히거나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노동이 아니라 ‘자신’을 판다
PART 4
기술을 쫓는 모험: 사무인간의 과학
연필과 지우개
철도가 분리한 일과 삶
전화기를 쥔 사무원
네 바퀴에 몸을 싣고
복사기에 자리를 내준 사람들
주판에서 계산기까지
컴퓨터, 사무실에 침투한 괴물체
PART 5
불안 속의 모험: 사무인간의 현실과 이상
여가는 업무의 연장이다
노예제, 산업화, 세계대전을 거쳐 인공지능 시대에 이르기까지
“애증의 노동을 버텨온 회사원 연대기”
어쩌다 우리는, 눈뜬 시간의 대부분을
칸막이 안에서 보내게 되었나
‘앉아서 손만 쓰는 일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안락한 만큼 갑갑한 칸막이는 왜 생겼을까?’
‘회사에 얽매이는 우리는 노예의 명맥을 이어온 것은 아닐까?’
‘우리는 왜 그렇게 사무직원이 되길 바랐을까?’
‘집단에 소속되지 않고 경제활동을 할 수 없었을까?’
끝이 안 보이는 업무와 만성화된 피로, 낙 없는 삶….
칸막이 안의 시공간이 문득 아득하게 느껴질 때 사무인간들은 질문한다.
여긴 어디이고, 나는 누구인가.
내가 누군가를 대체했듯, 누군가가 나를 대체할 것이라는 ‘사무인간의 숙명’은 오늘날 유난히 고달프게 느껴진다. 하지만 ‘지금, 여기’를 해석하는 일이 난망할 때마다 인간은 과거를 돌아보며 가야 할 길을 내어왔다. 이 책은 파피루스에 문자를 새기던 고대의 필경사로부터 ‘육체노동에 무임승차하는 존재’라는 조소를 감내해야 했던 산업화 초기의 화이트칼라를 거쳐, 세계대전과 대공황을 버티고 과학기술에 쫓기다 이제는 인공지능과 경쟁하기에 이른 사무인간들의 분투기를 담았다.
역사의 한편에서 묵묵히 하루를 기록해온 과거의 동지들과 마주하다 보면, 당신이 ‘갇힌’ 그 자리에서도 소박한 출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무인간을 둘러싼 좌충우돌 세계사
검댕도 기름때도 안 묻은 채 일하는 ‘희한한’ 사람들의 역사
이 책은 사무 노동을 통해 본 세계사다. 역사, 경제, 사회, 기술의 변화에 따라 사무 노동의 의미와 입지는 계속해서 변해왔다. 그러나 ‘사무인간’은 기본적으로 늘 앉아서 무언가를 쓰는 사람들이었다. 기원전 파피루스에 글을 쓰던 사람이 있었고, 고대와 중세의 필경사들이 있었고, 산업화를 거쳐 타자기로 전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