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공자가 말하였다. “세상과 국가를 고르게 다스릴 수 있고. 작위와 봉록을 사양할 수 있고, 흰 칼날을 밟을 수 있으나, 중용은 잘할 수 없다.” (169쪽
앎이란 근본과 말단을 함께 살피는 것이다. 깨달음이란 통증과 가려움을 스스로 살피는 것과 같다. (25쪽
중용, 어렵지만 가야 할 길
왕부지는 기氣를 중심으로 한 자신의 거대한 철학 체계를 세운 철학자이다. 1960년대 이래로 왕부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지만 논어·맹자·중용·대학 같은 사서四書를 중심으로 한 경학經學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가장 ...
공자가 말하였다. “세상과 국가를 고르게 다스릴 수 있고. 작위와 봉록을 사양할 수 있고, 흰 칼날을 밟을 수 있으나, 중용은 잘할 수 없다.” (169쪽
앎이란 근본과 말단을 함께 살피는 것이다. 깨달음이란 통증과 가려움을 스스로 살피는 것과 같다. (25쪽
중용, 어렵지만 가야 할 길
왕부지는 기氣를 중심으로 한 자신의 거대한 철학 체계를 세운 철학자이다. 1960년대 이래로 왕부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지만 논어·맹자·중용·대학 같은 사서四書를 중심으로 한 경학經學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가장 큰 원인은 그의 글이 어렵다는 데 있다. 왕부지의 글은 까다롭기로 유명한 청대 고증학자들의 글 가운데서도 유난히 까다롭다. 10여 년 전에 나온 『왕부지 大學을 논하다』가 왕부지에 대한 국내 학계의 첫 역주였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면 출판에서도 왕부지는 아직 충분히 소개되지 못한 학자이다.
흔히 유학이라고 하면 공자와 맹자, 그리고 그들의 사상을 집대성했다고 알려져 있는 주자를 떠올리지만, 명나라 말기와 청나라 초기를 걸쳐 살았던 왕부지 같은 유학자들은 다른 시대배경과 문제의식 속에서 주자와는 다른 유학의 길을 걸었다. 한 예로, 중용의 용庸에 대한 해석에서 주자는 하나라의 걸왕과 은나라의 주왕을 역성혁명으로 벌한 탕왕과 무왕의 태도에 대해 ‘평상’의 일이라고 평가하지만, 왕부지가 보기에 그것은 주자가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