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시인이자 국문학 교수인 저자가 카자흐스탄과 북미를 여행하며 만난 사람들과 거기서 둘러본 자연 풍광과 문화적 체험을 기록한 에세이다.
역사도 풍토도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닮은 점이라고는 하나 없는, 그러나 과거 우리 시대의 두 체제를 대표했던 이 두 지역을 여행하며 저자는 여행자로서 이국에 대한 감상을 만끽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자로서 인문학적인 접근을 시도하여 낯선 땅을 탐색해보기도 했다. 그리하여 그곳에서 만난 동족의 삶을 전해주는 한편, 현대 문명의 위기를 생태학적 관점에서 관찰하고, 오늘날의 상업주의와 인종적 편견과 갈등의 문제들도 비평적 관점에서 언급하여 우리 시대의 삶에 모습에 대해 성찰해보았다.
제1부 ‘꿈속의 꿈’은 저자가 카자흐스탄의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를 여행한 기록이다. 카자흐스탄의 남부 스텝 지역을 유장하게 흐르는 ‘진주의 강’ 시르다리야 강의 묘사를 시작으로, 카자흐스탄의 역사와 주민들의 생활상 및 풍속도, 다민족이 꾸려놓은 다양한 문화 등을 흥미로운 시선으로 담았다. 또한 아랄 해를 여행하면서 산업화의 영향으로 피폐해져 버린 그곳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한 저자는 이것이 초래할 생태와 대기 환경의 변화로 인한 재앙을 염려하는데, 여기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의 고민이 엿보인다. 카자흐스탄은 또 스탈린의 정책에 의해 강제 이주당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인 만큼 저자는 고려인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되짚어보며 그들의 아픈 상처를 통감하고 독자로 하여금 우리 민족에 대한 도덕적 반성을 일깨운다.
제2부 ‘길 위의 길’은 저자가 미국 오하이오 주의 한 대학에 한국학 객원 교수로 체류한 1년 동안 북미의 여기저기를 여행한 시간을 담고 있다. 여러 지역의 축제의 모습을 통해 그곳 주민들의 발랄하고 생기 있는 모습과 함께 미국인 특유의 낙천적 성격을 묘사한다. 평화롭고 조용한 캐나다를 여행하면서는 강대국들이 원주민과 화합하지 못하고 약탈의 대상으로 삼았던 중남미에 비해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