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이 거세게 불어 옵니다. 며칠 동안 내리던 비가 그쳤습니다. 아이는 눈을 뜨자마자 밖으로 나가 보았지요. 덤불 속엔 어린 코끼리가 앉아 있었습니다. 웬일일까요? 지난 밤 비바람에 날려 여기까지 왔을까요? 어린 코끼리의 얼굴이 지친 듯 보입니다. 아이도 코끼리가 걱정되어 이것저것 물어봅니다. 무얼 찾고 있는지, 길을 잃었는지, 같이 길을 찾으러 갈지를 말이지요. 이날부터 아이와 코끼리는 날마다 함께 지냅니다. 나무 열매도 따 먹고, 물놀이도 하고, 숲속 이곳저곳을 돌아다니지요.
이제 아이와 코끼리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딴 세상의 커다란 생명과 친구가 되는 기분은 어떨까요? 아이도 그 기분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코끼리 눈동자는 노랗고 속눈썹은 길었습니다.?이마는 톡 튀어나왔지요. 걸을 때는 조용히 사뿐사뿐 걸었어요. 아이는 코끼리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본 적이 없었습니다.”
나와 모습이 전혀 다른 친구가 내 곁에 있다는 건, 생각만 해도 설레는 일입니다.
코끼리가 아이와 함께 다다른 그곳은?
어느 날, 코끼리는 아이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길로 아이를 데려갑니다. 언제나 같이 놀던 커다란 나무를 지나 성큼성큼 걸어갑니다. 무슨 일일까요? 왜 코끼리는 갑자기 아이를 데리고 떠나는 것일까요? 코끼리는 건너편 숲속으로 가고 있습니다.
“기이잉 부르르르 베에에이 베에에이”
숲속에서 신비한 소리가 들립니다. 아이는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소리입니다. 코끼리는 그 소리가 나는 곳으로 빠르게 걸었습니다. 숲속으로 들어갈수록 소리는 더 많이 더 자주 울렸습니다. 강도 건넜습니다. 여러 다른 풀과 나무들이 자라는 숲도 지나쳤습니다. 얼마나 걸었는지 모르게 지나쳐온 숲에서는 아직도 신비한 소리가 들립니다. 마침내 이 소리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아차릴 수 있는 일이 생겼습니다.
“강가에 나온 코끼리들이 어린 코끼리를 맞이했습니다. 앞발을 구르고, 코를 흔들고, 귀를 펄럭였습니다. 소리가 땅 밑을 지나고 풀잎을 두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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