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분까지 진도 나가야 돼. 분수 덧뺄셈을 하려면, 그걸 알아야 한다니까.”
“야, 나도 지금 공부 중이야. 어떤 사람을 알아 가는 중이거든.”
우리 하나하나는 모두 비밀의 책, 남들은 모르는 이야기를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진실은 발명하는 것이 아닌 발견하는 것
5년 전 당첨 복권이라도 든 듯 빨간 주머니를 애지중지 품고 도화동에 나타난 방덕 씨. 달모가 지내보니 방덕 씨는 이상한 요리는 해도 이상한 사람 같진 않았다. 그런데 왜 소문이 들끓는 것일까? 생강이 말처럼 이방인은 우선 경계하고 보는 것일까. 얼토당토않은 소문이라 생각하며 지내던 달모는 한밤중 토옹, 텅, 끼으익, 소리에 끌려 1층 수선집으로 내려간다. 그리고 불가사의한 장면을 목격하는데. 책 속에서 꾸물럭꾸물럭 기어 나오고 푸드덕 허공으로 솟구치는 형체들. 수상한 냄새를 감지한 달모(진짜로 냄새가 난다!.
간이 오그라들긴 하지만 모험엔 위험이 뒤따르는 법. 그래서 더 짜릿한 것! 암! 땅콩 찌개가 맛있는지 맛없는지는 먹어 보면 아는 것!
뜨개바늘로 길고 긴 실을 얽어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떠내는 재미에 심취해 있던 달모는 단짝이자 과외 선생인 생강이와 막강 브로맨스를 꽃피우며 얽히고설킨 소문의 타래 속에서 진실의 실마리를 한 올 한 올 꿰어 사건의 진상, 세상에 없던(존재하나 아무도 보지 못했던 진실의 얼굴을 떠 나간다.
“수상한 건 수상한 거고 그렇다고 가짜 뉴스를 퍼뜨리면 안 되잖아. 진실이 뭘까?”
“나도 몰라. 아줌마가 마법사인지 고서 수집가인지. 아니면 소문처럼 나쁜 사람인지. 소문이 다 거짓이라면 아줌마는 억울할 거야. 그러니까 나랑 그 진실을 캐 보자고.”
한 사람을, 한 사람이 품은 세계를 알아 가는 과정은 어드벤처 놀이기구를 탄 것만큼이나 험난하고 심장이 들썩이는 것일까? 두려움과 호기심이 밀고 당기기를 하는 사이, 무심한 듯 아닌 듯 자신을 챙겨 주는 방덕 씨에게 은근히 스며든 달모는 방덕 씨의 믿음직한 파트너가 되기도 하고, 자기도 모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