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음속 슈슈 씨를 찾아라!
이 작품 속 갈등의 해결을 위해 필요한 처방은 ‘소통’과 ‘공감’이다. 대문 여닫는 소리가 시끄러운 왼쪽 집 할머니, 수시로 고함을 질러 대는 뒷집 할아버지, 괴성에 가까운 노래를 부르는 오른쪽 집 꼬마 꽥꽥이처럼 저마다 다른 사정을 갖고 있는 이웃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상황을 이해해야 그동안 쌓인 앙금이 자연스레 풀리고 배려의 자세를 가질 수 있기에.
『슈슈 씨의 범인 찾기』는 기존 동화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심각한 사회 현상을 이야기의 중심에 배치함으로써 신선함으로 다가오는 동시에 주목받을 만한 문제의식을 제시한다.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사회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범인을 추리하는 과정에서 독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쪽지의 범인이 밝혀질 때까지 많은 단서를 퍼즐처럼 배치해 놓아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눈여겨 볼 것은 ‘슈슈 씨’의 행동 변화이다. 처음에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소음에 대응했지만 나중에는 이웃이 원하는 것을 몰래 선물하거나 ‘끼이익 끽’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대문을 고쳐 주는 등 ‘우렁이 각시’ 같은 모습의 슈슈 씨는 좀 엉뚱하지만 귀여운 모습으로 독자에게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꽥꽥이의 지적대로 문제의 시작은 자신이었음을 깨달으며 성장해 가는 슈슈 씨를 보며 자연스럽게 내면적 성찰의 중요성과 공동체 대인 관계 역량을 키워 가게 될 것이다. 모든 관계에는 똑같이, 혹은 더 세게 대응하기보다 자기를 돌아보고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함을 슈슈 씨가 온 마음으로 보여 주고 있음을 금방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동화의 결말은 ‘파란색 쪽지’로 대체하여 열린 결말을 제시하고 있다. 독자에게는 책의 뒷이야기를 상상하여 나름대로 결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여지가 생긴 셈이다. 이는 독자마다 ‘파란색 쪽지’를 쓴 사람을 상상하고 추리하는 과정을 통해 각자의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하기를 바랐던 작가의 작은 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