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에 좌정해 있는 여신들
백두산하면 흔히 산신령과 백두산 호랑이를 떠올린다. 그러나 오래 전 신화를 보면 여신들이 많다. 흑룡이 백두산을 파괴할 때 두 팔 걷어 부치고 나서는 신들이 있는데, 바로 백두여신과 백두 공주다. 백두여신은 흑룡을 이기기 위해 일곱 신을 낳는다. 신을 낳는 대모신인 것이다. 이들은 내두산과 칠성봉에 머무르며 백두산을 지킨다. 흑룡과 맞설 영웅을 찾아내 옥장천으로 이끌고, 백두산 꼭대기에서 흙을 파 천지를 만들고, 파낸 흙으로 봉우리를 만들게 하는 이는 백두공주다. 백두공주는 백장수와 혼인하여 천지 속 수정궁에서 산다. 천지를 지키는 신이자 백두산 물의 신인 것이다. 더룽은 백두산 북쪽 땅에 살던 여성 영웅이다. 부족을 구하기 위해 백두산에 가서 신의 무예를 배우고, 끝내 부족을 구하고 활의 신이 되어 백두산에 머문다. 쌍칼어머니신은 다툼을 다스린 신이다. 인간 세상에 법을 만들고, 정의롭고 공평해야 함을 가르쳐 주는 신이다. 더룽과 마찬가지로 인간이었다가 백두산에서 신이 되어 인간 세상에 파견된다. 임무가 끝나면 물론 백두산에 돌아가서 좌정한다.
어린이들에게 백두산 신화를
신화는 상상력의 원천이다. 오랜 시간 동안 살아남아 이어져 온 이야기 안에는 인류의 바람과 경험과 지혜, 감정 등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신화 속 소재는 지금도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재해석되고, 다양한 창작자들의 창의적 욕망을 자극하고 있다. 불행히도 백두산은 우리의 역사 속에서 점차 덜 신성한 공간으로 의미가 축소되었고, 지금은 마음에서의 거리가 훨씬 더 멀어졌다. 그리고 백두산 신들은 차츰 잊혀 갔다. 이제는 백두산 신들을 되살려낼 때가 아닐까? 우리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신들의 이야기가 존재함을, 모든 것이 폐허가 된 세상에 생명을 가꾸어내는 신들이 있음을, 광활한 하늘에서 불을 뿜는 흑룡과 싸우는 신들이 있다는 것을, 등에서 날개가 돋고, 괴물새와 싸우고,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신들의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우리 아이들과 함께 나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