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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한나 아렌트
저자 알로이스 프린츠
출판사 이화북스
출판일 2019-09-02
정가 15,000원
ISBN 9791196558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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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1. 육아일기
2. 쾨니히스베르크의 유대인
3. 지식욕
4. 한나와 마법사
5. 헌신과 이성
6. 독일과의 작별
7. 하인리히 블뤼허
8. 마지막 도피처 마르세유
9. 뉴욕 95번가의 방 한 칸
10. 책임 문제
11. 근본악
12. 마녀사냥
13. 노동의 피안
14. 아름다운 세계, 암울한 세계
15. 맹금인가 명금인가?
16. 시작의 기적
17. 유리상자 속의 허깨비
18. 아이히만, 그러나 끝은 아니다
19. 미국에서 일어난 반란
20. 작별
21. 바람결의 나뭇잎처럼 자유롭게
22. 강 건너 등불


연보
한나 아렌트의 주요 저작 및 참고문헌
개정판 후기
찾아보기
쫓겨난 자들의 저항과 함께 사는 장소의 생성

아렌트의 사상은 그가 독일철학(특히 현상학과 실존철학을 고향으로 삼으면서 나치 독일에서 독일계 동화 유대인 지식인이자 무국적 난민으로서 유대 정치에 개입하면서 형성되었다. 아렌트의 행위 개념은 이러한 ‘철학과 정치의 긴장’과 ‘유대인 정체성 경험’으로부터 길어 올려진 것이다. 이 책은 아렌트의 유대인으로서의 특수한 경험이 쫓겨난 자들의 보편적인 정치와 역사를 사유할 수 있는 개념들을 발명하게 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신자유주의 체제 속에서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는 ‘버려진 자들’ 또는 삶의 터전에서 ‘쫓겨난 자들’의 자리에서 시작된 저항과 투쟁의 정치적 의미를 탐구해나간다. 이러한 투쟁의 승패가 아닌 투쟁의 과정에 주목함으로써 이 책이 발견하는 것은 투쟁의 현장에서 또 다른 ‘장소’에 관한 사유, 즉 ‘함께 사는 삶의 장소’가 모색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아무리 밟고 억눌러도 다시 시작되는 쫓겨난 자들의 말과 행위에 이미 ‘다른 세계’의 가능성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이다.
근현대의 혁명과 크고 작은 투쟁들이 결국 실패하고 투쟁하는 사람의 상처만 남은, 더 나빠진 상황에서 ‘다른 세계’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일은 시대착오일 뿐만 아니라 어리석은 낙천주의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관주의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하다. 또한 차별받고 억압받는 약자들의 권리 주장과 이들의 정치적 주체성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많이 반복되어서 이제는 특별히 더 이야기될 것도 없지 않냐는 냉소적 태도 역시 매우 익숙하다. 하지만 인간의 경험은 구조를 초과하며, 그 경험을 간과하지 않을 때 이야기는 같지 않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아무리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투쟁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그 파장이 미미할지라도 자신의 상황에서 힘을 다해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배제와 추방의 현실이 존재하고, 그 속에서 투쟁하는 이들이 존재하는 한 여러 번 반복된 오래된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이자 다시 쓰이기를 요구받는 이야기가 아니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