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판 서문
개정판 출간 기념 대담
머리말
서론 : 한국 현대 지성사의 복원을 위하여
1. 전통의 복원
2. 나의 학문 이력
3. 지성사 복원의 의미
1장 전통 학문의 존재 방식
1. 전통 학문의 존재 방식을 물어야 하는 이유
2. 성균관의 쇠퇴와 서원의 등장
3. 사대부와 관료 양성을 위한 학문
4. 전통 학문의 현대화 문제
2장 동양철학
1. 동양철학의 전사前史 : 실종된 전통 철학
2. 주요 대학의 학풍 : 성균관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3. 동양철학계의 우뚝 선 기둥 현상윤
4. 유가철학 말고는 불모지
5. ‘한국철학’ 연구의 태동
6. 실학의 재발견과 다산철학
7. 미완의 과제 : 한국철학사의 집필
8. ‘한’ 철학의 허구성과 북한의 주체철학
9. 20세기 말의 선비 김충렬
10. 김용옥 신화의 허와 실
11. 동양철학의 현대화
3장 서양철학
1. 서양철학의 전사前史 : 궁리학에서 철학으로
2. 서양철학과 한국철학 기초를 다진 박종홍
3. 북으로 간 철학자 박치우와 신남철
4. 독후감 철학의 계몽과 교양
5. 에세이 철학자의 등장 : 안병욱, 김형석, 김태길
6. 오랜 연구 전통, 빈약한 연구 성과 : 현상학
7. 허공에 뜬 독일철학에 대한 반격 : 분석철학
8. 철학계의 이단아 박홍규
9. 마르크스주의 철학의 대두
10. 학문의 본질과 텍스트 번역
11. 세대교체의 주역들
4장 역사학
1. 근대 역사학의 성립 : 단재사학과 백암사학
2. 문헌고증사학, 민족주의사학, 사회경제사학
3. 식민사학과 남북 분단이 미친 악영향
4. 이병도와 문헌고증사학
5. 민족주의사학자 홍이섭에 대한 재평가
6. ‘겸연쩍은 역사학도’ 천관우
7. 사회경제사학의 복원 : 김용섭, 강만길
8. 주요 대학의 학풍 :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9. 주요 학회와 연구단체
10. 한국통사의 서술 문제
11. 주목할만한 젊은 연구자들
5장 사회학
1. 사회학의 전사
*우리 학문의 한계와 가능성을 정확하게 진단하다
― 현재성을 상실한 동양 학문, 현실성을 상실한 서양 학문
『우리의 학맥과 학풍』에서 다루는 학문 영역은 우리의 정신사 형성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동양철학, 서양철학, 역사학, 사회학, 정치학, 법학, 여섯 개 분야이다. 이 모든 학문은 본래부터 자생적으로 일구어왔던 것이 아니라 일본 강점기와 해방 이후 주로 일본을 통해 서양에서 도입해 이식된 것이었다. 당시 학문 1세대를 이루는 학자군들은 일본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거나 심지어 학사 졸업 후에 한국 대학의 교단에 섰다. 일본도 서양 학문을 우리처럼 밖에서 받아들인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출발부터 달랐던 게 현실이다. 이를테면 서양철학에서는 하이데거 제자 중에 교토학파라는 게 있다. 교토학파 학자들은 19세기 말에 독일 유학 가서 가다머 등과 함께 수업을 들었다고 한다. 서양 학문의 본고장에서 정통으로 공부하고 온 학자들이 일본 학계를 이끌어 나갔던 것이다. 더욱 문제였던 것은 우리 1세대 학자들이 자기 한계를 인정하면서 후학들의 토대를 마련해주는 데 집중해야 했는데 대가大家 행세를 하며 권위주의적으로 군림했다는 데 있다. 세대를 거듭할수록 제대로 학문 트레이닝을 받은 새로운 학자들이 자리를 잡아나가긴 했으나, 전통 학문과는 단절된 채 구습과 이론 속에만 포박당한 상태를 쉽게 벗어나진 못했다. 저자 이한우는 이러한 우리 학계의 상황을 ‘현재성을 상실한 동양 학문, 현실성을 상실한 서양 학문’이라는 말로 압축해서 표현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학계의 기초를 세우기 위해 분투한 학자들이 있었다. 실학을 재발견하고 다산 정약용의 학문을 탐구해 계승하고자 했고, 형식상으로 논문 모음집에 그치긴 했지만 『한국철학사』를 집필하기 위해 중견 학자들이 대거 힘을 합치기도 했다. 역사학에서는 문헌고증사학, 민족주의사학, 사회경제사학이 자웅을 겨루면서 식민사학을 극복하고자 노력했으며, 한국형 사회학을 시도하고 정착시키고자 하는 여러 학자들의 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