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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내가 여동생이었을 때 - 어린이문학방 13 (양장
저자 사노 요코
출판사 여유당
출판일 2022-05-05
정가 12,000원
ISBN 9788992351294
수량
홍역 7
여우 23
관람차 39
사슴 61
기차 89
작가의 말 108
_ 작가의 말

나와 오빠는 그 누구보다도 마음이 잘 맞는 친구였어요.
나는 나 오빠를 분리하는 일이 불가능했는지도 몰라요. 엄마 아빠가 돌아가시면 어쩌지 하는 공포로 잠 못 이룬 적은 있지만, 오빠가 죽을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어요. 언젠가 우리가 어른이 되어서 죽을지라도, 어른이 된다는 건 생각할 필요가 없는 먼 훗날 이야기인 까닭에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었지요.

그런데 오빠가 세상을 떠났어요.
나는 점점 죽어 가는 오빠를 지켜봤어요.

오빠와 함께한 나의 유년 시절, 그 시절 추억을 나눌 오빠가 세상에 없어요. 그래서 나의 어린 오빠는 언제까지나 어린 채로 내 안에 살아 있어요. 나는 한 번 더 오빠와 놀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썼는지도 몰라요. 어린 나와 오빠와 함께 놀아 줘서 정말 고마워요.

_ 옮긴이의 말

어린 시절에는 곧잘 한 곳에 시선을 집중하고 상상의 세계로 떠났습니다. 방바닥을 뚫어지게 바라보면 그곳은 바다로 변하기도 하고 하늘로 변하기도 했습니다. 몸은 현실 세계에 있지만 머릿속은 상상의 날개를 펴고 어디든 갈 수 있었습니다. 길을 걷다가도 목욕을 할 때도 모래밭에서 흙장난을 할 때도 늘 경계를 넘나들며 지냈던 그 시간은 나만의 비밀기지처럼 설레고 두근거리는 시간이었습니다. 답답한 현실을 이겨내는 힘이기도 했습니다.
어른이 되어 버린 지금은 그 놀이에 푹 빠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참 반가웠습니다. 책을 옮기는 내내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사노 요코처럼 오빠나 동생, 친구들과 함께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우리만의 세계를 가졌던 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습니다.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그 놀이가 어른이 된 지금은 잘되지 않습니다.
사노 요코의 동화를 읽으며 다시는 들어갈 수 없는 왕국으로 초대를 받은 기분입니다. 팝업북을 여는 순간 평면의 공간이 입체 공간으로 바뀌는 것처럼 여러분의 세계로 떠나 보세요.

선정 및 수상내역
- 1983년 제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