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 교회 권력을 비판하면서 인간에 의한 지배를 주창한 정치철학의 고전 9
옮긴이의 말 51
축약어 54
[제1권]
제1장 논설의 요약적 주제와 그것의 동기 및 책의 구성 63
제2장 이 책의 첫 번째 문제와 ‘regnum’ 어법의 의미 구분과 규정에 대하여 73
제3장 시민 공동체의 기원에 대하여 76
제4장 국가의 목적인에 대하여, 그리고 국가적 문제들과 일반적으로 그 부분들의 구분에 대하여 81
제5장 국가의 부분들의 구분과 규정에 대하여, 그리고 인간의 발견을 통해 규정 가능한 목적을 위해 그것들의 존재 및 분리의 필연성에 대하여 86
제6장 국가의 어떤 부분, 즉 사제직의 목적인, 신의 전승 내지 직접적 계시에 따른, 그러나 인간 이성에 의해 입증될 수 없는 원인에 대하여 97
제7장 국가의 기능들의 존재와 구분의 다른 종류의 원인들에 대하여, 그리고 주제와 관계되는 두 방법에 따른 각 종류의 구분에 대하여 105
제8장 조절되고 왜곡된 정치 내지 정부의 종류와 그것들의 양태의 구분에 대하여 109
제9장 왕의 단독 통치의 제정 방법과 보다 완전한 자의 지정, 그리고 나머지 잘 조절된, 왜곡된 정부 내지 정치 형태의 제정 방법 113
제10장 이 개념 법의 의미 구별과 확정 및 그것의 본래적, 우리가 의도한 의미에 대하여 124
제11장 본래적 의미에서 취해진 법 제정의 필요에 대하여; 통치자가 헌신적이고 정의로울지라도 법 없이 통치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130
제12장 입증 가능한 인간법의 작용인과 또한 증명을 통해 확인될 수 없는 작용인에 대하여; 이것은 입법자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다. 여기서 또한 투표를 통해 정해진 것은 다른 확인 없이, 투표에 의해서만 권위가 부여된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142
제13장 앞 장의 진술에 대한 어떤 이의와 그것의 해결, 명제에 대한 보다 확실한 해명 152
제14장 통치를 위임받아야 할 인간이 어떤 인간이어야 하는지 알기 위하여, 완전한 통치자의 자격 혹은 자질에 대하여
인간의 평화로운 삶은 어떻게 가능한가
이 책이 추구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의 평화로운 삶이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고자 하는 것이다. 인간에게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목표가 제시되어 있다. 이 세상에서의 행복과 저 세상에서의 행복이 그것이다. 전자를 실현하는 것은 그것의 기초적 조건인 평화로운 삶을 통해 가능하다. 인간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과 정치학이 제시한 규칙을 따름으로써 그것에 도달할 수 있다.
반면에 인간은 구원을 얻음으로써 저 세상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기를 희망한다. 이에 대해 마르실리우스는 국가의 틀 안에서 인간의 지상적 행복을, 그리고 시민공동체 속에 편입된 교회를 통해 그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교회권력은 지속적으로 정치권력을 자신들의 손아귀에 넣어두려 했는데, 그 최고의 표현이 바로 교황 보니파키우스 8세에 의해 1302년 교령(敎令 ‘우남 상크탐’(Unam sanctam ― 교황에게는 두 개의 칼, 즉 영적인 칼뿐만 아니라 세속적인 칼까지도 갖고 있다고 선포 ― 을 통해 명시화된 바 있다.
이 논리에 따른다면, 영적 권세뿐만 아니라 세속권력도 교황의 사법권 아래 있기에 국왕은 자신에게 복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신정론적 주장의 배후에는 모든 가치, 특히 정의에 도달하려는 시도는 신(神에 의해서만 정당화될 수 있으며, 따라서 인간법은 신법에 종속되고 자연은 은총에 종속된다는 논리로 귀결되었다. 신정론자들은 이렇게 정치적 현상을 신학적 질서에 짜맞춤으로써 교황의 권세 충만의 필요성을 입증했다.
마르실리우스의 모든 기획은 신정주의를 극단적으로 ‘세속화’하는 것에 있었다(이런 측면에서 그는 이슬람 사상가 아베로에스의 지적 영향을 받았다고 보여진다. 그에 따르면, 황제는 신정론자들에 의해 교황에게 부여된 것과 같은 역할과 기능을 누려야 한다. 당시 신정론자들에게 황제는, 교황이 자신의 통치의 편의를 위해 그에게 집행권을 위임한 단순한 관리에 불과했다. 그러나 마르실리우스는 정반대로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