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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냄새 박물관 - 인문 그림책 18 (양장
저자 강진용
출판사 미래아이(미래엠앤비
출판일 2022-05-20
정가 18,000원
ISBN 9788983949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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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를 느끼는 후각은 사람의 감각 중 가장 기본적이고 오래된 감각입니다. 아주 먼 옛날, 포유류의 조상들은 공룡의 활동이 뜸해지는 밤에 주로 활동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시각 대신 후각에 의존해 생존해야 했지요. 포유류 조상들의 뇌는 점점 후각 신호를 감정과 연결하기 시작했습니다. 포식자의 냄새를 맡자마자 공포심을 느끼고 즉시 도망쳐야 살 수 있으니까요. 우리 조상들의 생존에 도움이 되었던 후각과 감정의 연결 시스템은 현재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 오늘날에는 후각으로 감정을 조절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좋은 냄새는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는 효과가 있는데, 인류는 고대부터 향이 나는 물질을 사용해 왔습니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향유를 섞은 물에 목욕을 하고 방부 효과가 있는 향유를 시체에 발라 미라를 만들었습니다. 성경 속 동방 박사들이 아기 예수에게 바쳤던 세 가지 선물 중 하나가 유향이었던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요. 당시 유향의 가격은 같은 무게의 금과 맞먹을 정도로 비쌌고, 유향을 생산지인 오만에서 이집트로 가져가기 위해 팔레스타인 가자 항구까지 육로로 옮기던 ‘인센스 로드’는 역사상 최초의 무역로이기도 합니다. 사향노루에게서 채취한 사향으로 유명한 중국이나 오늘날 향신료로 사용하는 바질을 신성한 식물로 생각했던 고대 인도 역시 향기와 관련된 오래된 역사가 있습니다.

향기 하면 사람들이 가장 쉽게 떠올리는 향수는 헝가리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썼다는 ‘헝가리의 물’이 그 시초라고 하지요. 당시 70대였던 엘리자베스 여왕은 헝가리의 물을 사용하고 난 후 폴란드의 젊은 국왕에게 청혼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향기의 효능은 놀라웠습니다. 이후, 유럽의 향수 문화는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을 거쳐 태양왕 루이 14세 때 프랑스에서 꽃피웠습니다. 목욕이 건강을 해친다는 믿음 때문에 씻지 않아 나는 몸 냄새를 감추기 위해 유럽인들은 향수를 애용했지요. 워낙 비싸서 귀족들의 전유물이었던 향수는 19세기 값싼 인공 합성 향료가 나오고 나서야 대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