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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마포나루
저자 이성훈
출판사 이지출판
출판일 2022-04-05
정가 11,000원
ISBN 9791155551776
수량
작가의 말 4
01 _ 산동네 아이 8
02 _ 복사골 19
03 _ 밤섬 29
04 _ 마포나루 37
05 _ 아빠의 자전거 45
06 _ 다방구 51
07 _ 떡볶이 가게 57
08 _ 경보극장 63
09 _ 입학식 75
10 _ 아빠의 죽음 81
11 _ 삼남매 엄마 87
12 _ 용강동 아이들 93
13 _ 전라도 아줌마 101
14 _ 졸업식 109
15 _ 에필로그 115
본문 소개

산동네 아이

푸른 하늘. 맑은 공기. 깨끗한 강물. 정박한 나룻배.


산동네에서 내다본 전경이었다. 푸른 하늘이 손에 잡힐 것 같은 산중턱에 판잣집을 짓고 살던 이곳 사람들에게 한강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게 여간 즐거운 일이 아니었다.

좁은 골목길을 전봇대가 이어나갔고, 전기선이 닿는 곳에 판잣집이 들어섰다. 그래도 난민 수용소는 아니었고 각자에게 소유권이 있는 자기 집이었다. 여름이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서 더위를 견딜 수 있어 좋았고, 겨울이면 너무 추워서 있는 옷을 모두 껴입고 지내야 하는 그런 집이었다.

이러한 곳에서 준호는 엄마, 아빠, 형과 함께 방 두 개짜리 집에서 살았다. 한 개의 방에서는 준호 엄마가 봉제공장을 운영했기 때문에, 네 식구는 한방에서 함께 자야 했다.


산동네 아이 준호는 맑고 귀여운 아이였다. 아직 유치원을 다니지 않는 어린 나이였지만 그 아이는 인사성이 밝아 만나는 사람마다 귀여워했다.

준호는 수제비를 좋아했다. 특히 이웃집에 사는 갑태 엄마가 해 준 수제비를 좋아했다. 으레 점심때가 되면 준호는 자기 집에서 슬그머니 빠져나와 갑태네로 갔다. 갑태네도 식구가 많은데 이웃집 준호가 반갑기만 하겠는가마는, 갑태 엄마는 한 번도 내색하지 않고 준호를 따듯하게 맞이했다.

사실 갑태는 준호 친형과 동갑인 누나이고, 준호와 동갑인 갑태 동생은 갑실이었다. 준호 입장에서는 갑실이 엄마가 더 알맞은 호칭이겠지만 남들이 모두 갑태 엄마라고 부르니 그렇게 따라 부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준호는 점심때마다 갑태네로 가서 수제비를 맛있게 먹었다.

하루는 준호가 평소보다 일찍 점심 먹으러 갑태네로 왔다.


“갑태 엄마, 저도 수제비를 만들어 볼래요.”

“그래? 갑태도 안 하려고 하는데 어린 준호가 수제비를? 호호호…….”


갑태 엄마는 장난감을 대신하라는 듯이 밀가루 반죽에서 일부를 손으로 떼어 준호에게 줬다.


“고맙습니다!”


준호는 밀가루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