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에서 코로나19 이후를 꿈꾼다 정재숙
프롤로그 조선은 남양주에서 시작하고 끝난다
1부 조선왕조의 흥망과 남양주
01 왕숙천과 풍양궁
02 세조와 정희왕후의 광릉
03 단종비 정순왕후의 사릉
04 흥국사와 덕흥대원군 묘
05 산비탈에 쓸쓸히 누운 광해군
06 인조반정 뒤 광해군 자손들의 운명
07 조선 최초의 황제 무덤 홍릉
08 순종 유릉과 대한제국 황실의 묘역
09 풍운아 흥선대원군 묻힌 흥원
10 후궁들의 원園 순강원·휘경원
2부 조선을 일군 남양주 사람들
11 조선 천문학의 최고봉 이순지
12 명나라 황제 후궁으로 두 누이를 보낸 한확
13 연산군 몰아낸 박원종
14 기묘사화의 정적 김식과 홍경주
15 임진왜란 협상의 달인 이덕형
16 청나라에 맞선 척화파 김상헌과 안동 김씨 선산
17 진경 문화의 요람 석실서원
18 풍양 조씨 시조 묘와 견성암
19 독립운동의 큰 별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석영
20 623년 만에 누명 벗은 고려 장군 변안열
3부 다산 정약용의 삶과 흔적
21 다산 정약용 생가 여유당 ‘조심하는 집’
22 정약용과 형제들, 천주학을 만나다
23 유배지에서 보낸 아버지의 가르침 《하피첩》
24 딸을 향한 그리움 〈매조도〉
25 조선의 르네상스인 다산
26 미래를 꿈꾼 한강변 ‘기다림의 길’
4부 남양주의 문화와 전통
27 왕실 여인들의 원찰 운길산 수종사
28 운허 스님의 파격과 한글 편액, 봉선사
29 왜장녀 배꼽춤 납시오… 퇴계원 산대놀이 한마당
30 ‘사도세자 누나’가 쓴 화장품
31 영조가 늦둥이 딸에게 지어준 궁집
32 한강과 어우러진 색깔 있는 뮤지엄
5부 남양주의 일상과 힐링
33 낭만과 청춘의 간이역: 능내역·팔당역과 자전거길
34 자연의 미학 광릉수목원과 크낙새
35 걷기의 철학: 운길산, 예봉산, 축령산 자연휴양림
36 힐링의 공간: 수동계곡과 묘적
조선왕조 오백 년을 만나다
남양주는 조선 시대에는 풍양현豊壤縣으로 불렸다. 이름대로 비옥한 너른 평야 지역으로 한양에서 가깝고 한강이 이어져 사람들이 모였으며, 다양한 생각들이 어우러졌다. 남양주가 “학문의 요람이었고, 철학의 산실이었으며, 예술과 상상력의 공간”이라고 일컬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곳엔 늘 한강이 흐르며, 한양으로 가는 그 길에 남양주가 있다. 뿐만 아니라 수종사, 봉선사 등 유명 사찰이 있고,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 지역인 광릉 숲, 트레킹하기 좋은 운길산.예봉산.축령산이 있으며, 등반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수락산.불암산이 있다.
남양주에는 유독 조선 왕과 왕실의 무덤이 많다. 세조와 정희왕후가 묻혀 있는 광릉, 비극적 삶을 살다 간 단종비 정순왕후가 묻혀 있는 사릉, 고종과 명성황후가 묻혀 있는 홍릉, 순종과 황후들이 묻혀 있는 유릉. 비록 폐위되었지만 광해군의 묘도 있다. 홍유릉 구역에는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과 영친왕비 묘(영원, 덕혜옹주의 묘, 마지막 황사손 이구의 묘(회인원도 함께 있다.
다산의 실학, 천주교도 남양주에서
지금은 터만 남은 석실서원에서는 조선 후기의 강학을 이끌고 기호 지역과 영호남 인재를 아우르며 북학의 토대를 마련했다. 석실서원은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로나마 만날 수 있다. 조선의 철학이 심화되고 진경 문화가 구축되어 18세기 르네상스를 꽃피운 곳도 남양주다. ‘오성과 한음’의 이덕형, 자주적 역법을 연구한 이순지, 연산군에 맞선 박원종, 개혁 정치를 펼친 김식 등 숱한 인재들의 흔적이 남양주 도처에 있다. 가장 걸출한 인물은 다산 정약용이다. 마재마을에서 나고 자란 다산은 초년과 노년을 남양주 ‘여유당’에서 보냈다. 조선 후기 격동 속에서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처신한 정약용의 삶의 태도는 머뭇거리고 조심한다는 뜻의 당호에 그대로 묻어난다.
사람들은 왜 남양주를 찾을까. 조선의 왕들로부터 장삼이사 무지렁이 백성까지, 죽어서도 찾아간 남양주. 남양주는 남한강과 북한강 두 물길이 만나 한강으로 나아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