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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엉엉엉 (양장
저자 오소리
출판사 이야기꽃
출판일 2022-04-25
정가 14,000원
ISBN 9791192102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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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있는 나를 만나기

곰쥐 씨는 한여름에도 두꺼운 목도리를 두르고 뜨거운 차를 마셔요. 땀을 흘리면서도 춥다고 말하지요. 어느 날, 곰쥐 씨는 모든 일에 짜증이 나고 화가 났어요. 찻잔을 내던지며 소리를 지르고도 싶었지요. 그때 어디선가 울음소리가 들려왔어요. “엉엉엉, 엉엉엉!”
“그래, 내가 화난 건 저 울음소리 때문이야. 도저히 더는 참을 수 없어!” 곰쥐 씨는 울음소리를 향해 걸어갔어요. 그리고 이윽고 울음소리의 주인과 마주쳤지요. 그건 바로 얼마 전의 곰쥐 씨, 자기 자신이었어요. 곰쥐 씨는 궁금했어요. 대체 왜 자신이 그렇게 화가 나서 울고 있는지. 얼마 전의 곰쥐 씨가 말했지요. “친구가 만나자 해 놓고는 오지 않았어. 정말 화가 나. 두고 봐. 친구가 올 때까지 계속 여기 있을 거야.” 곰쥐 씨는 생각했어요. ‘어쩌면 오지 못할 이유가 생긴 거 아닐까? 그리고 아무 이유 없이 오지 않는 거라면 그 친구를 기다릴 필요가 있을까?’ 그래서 말했어요. “영원히 오지 않는다면 영원히 여기 있을 거야? 더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도 있는데.” 그러자 얼마 전의 곰쥐 씨가 대답했지요. “그래, 솔직히 나도 좀 지쳤어. 재미도 없고.” 얼마 전의 곰쥐 씨는 울음을 그치고 지금의 곰쥐 씨가 온 쪽으로 떠나갔어요.
곰쥐 씨는 기분이 좀 나아졌어요. 하지만 울음소리는 계속 들려왔지요. 다시 그 소리를 향해 걸어가면서 곰쥐 씨는 여러 가지 감정을 느꼈어요. 화가 나고, 슬프다가도 걱정이 들고, 무섭기도 했어요. “돌아가고 싶어, 하지만 울음소리가 멈추지 않는다면 제대로 차도 못 마시고 잠도 못 잘 거야.” 그래요. 자꾸 울음소리가 들려와 마음이 평화롭지 못할 때, 그 소리의 주인을 만나지 않는다면, 그를 달래주지 못한다면 평화를 되찾을 수 없을 거예요. 그가 바로 자기 자신이라면 더더욱 그렇겠지요.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나보다 강하다!

이번에도 곰쥐 씨가 만난 건 자기 자신이었어요. 자신을 괴롭히는 괴물 피해 어두운 구석에 숨어 있는 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