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소비 시대, 〈생명을 먹어요〉가 들려주는 묵직한 울림!
클릭 몇 번이면 생산지에서 내 집 앞까지 잘 손질된 먹거리가 배달되고, 고기도 종류별, 부위별로 먹기 좋게 포장되어 나오며, 아예 끓여 먹기만 하면 되는 밀키트 형태로 구입할 수도 있는 편리한 세상이다. 이런 시대에 사는 아이들에게 식탁 위의 고기도, 물고기도, 채소도, 쌀도 새로운 씨앗을 만드는 살아 있는 생명체라는 것을 가르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아이들에게 먹을거리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알려 주는 일은 필요하다.
〈생명을 먹어요〉가 주는 해답은 ‘생명’이라는 키워드이다. 먹어야 사는 우리 인간도 생명이고, 인간을 위해 제 온몸을 다 주고 떠나는 식탁 위의 음식들도 한때는 살아 있었던 생명이었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것이다. 이렇게 살아 있는 모든 존재는 다른 많은 생명들에 기대어 살고 있고, 이런 순환의 관계를 실감할 때 비로소 희생해 준 생명들의 고마움을 알게 된다.
사람이 살아가는 일은 생명을 먹는 일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죽이는 일이지요.
우리는 많은 생명들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것을 실감할 때 비로소 먹을거리의 고마움을 알게 됩니다.
그 소중한 먹을거리를 더 이상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본문 중에서-
누군가가 정성으로 키우고 보살핀 소중한 한 생명으로서의 ‘소’
“아빠가 하는 일이 그렇게 대단한 줄 몰랐어.”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이 전하는 진심!
생명을 살리는 일만큼 생명을 죽이는 일도 우리 사회에서는 꼭 필요한 일이다. 고기를 얻기 위해 동물을 죽이는 일은 누군가는 해야 하지만, 내 손으로 하고 싶지 않다. 이 책의 주인공 사카모토 씨는 죽기 전의 소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자신의 일이 싫어졌고 그래서 언젠가 이 일을 그만두겠다고 다짐한다.
초등학교 3학년인 사카모토 씨의 아들도 마찬가지였다. 학교 참관 수업 날, 아빠의 직업을 소개하는 시간에 시노부는 아빠가 보는 앞에서 ‘우리 아빠는 보통의 정육점에서 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