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유하는 힘을 지닌 기억과 추억의 의미
이 책은 중국계 미국인인 글 작가 안드레아 왕과 그림 작가 제이슨 친이 미국에서 주류가 아닌 이방인으로 살면서 느꼈던 여러 감정과 경험, 기억을 담았다. 글 작가는 ‘다름’에서 비롯된 여러 어려움을 평범한 ‘물냉이’라는 음식 재료를 통해 가족 간의 갈등, 소통과 이해의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을 촘촘한 이야기 구조 속에서 묵직하면서도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런 상처 입은 감정은 이민자나 이민자 자녀들만 겪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인종, 성별, 정치·경제·문화적 차이, 성 정체성 등에 따라 무분별한 편 가르기 속에서 차별, 소외감, 상실감, 죄책감 등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이런 감정들은 급격한 사회의 변화 속에서 폭력을 일으키기도 한다.
중국 이민자의 자녀로 오아이오주의 작은 백인 마을에서 자랐던 글 작가는 주류인 백인과 다르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자랐고, 소외감과 열등감에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런 감정들은 작품 속 주인공 소녀의 모습에 잘 나타나 있다. 고개를 푹 숙이고 마지못해 도랑에서 물냉이를 뜯을 때, 지나가는 차 중에 제발 아는 사람이 없기만을 바라는 창피한 마음, 또 뜯은 물냉이를 담은 종이봉투가 찢어져 도로 진흙탕 속에 쏟아져 버렸으면 좋겠다는 화풀이 심정, 싱싱하고 공짜라는 부모님 말씀에 물려받고 주워오는 것도 모자라 도랑에서 공짜로 뜯어온 물냉이 요리가 올라온 식탁에서 소녀는 상처받고 좌절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그때 처음 알게 된 엄마의 고향에서의 추억과 가족에 대한 기억을 통해 주인공 소녀는 자신의 부끄러운 감정, 속상한 감정을 다르게 들여다보는 계기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떠올리면 평범한 음식을 함께 먹으며 즐거웠던 순간을 떠올릴 것이다. 주인공 가족 또한 식탁에 둘러앉아 물냉이의 참맛을 느끼며 함께 식사하는 행복한 그 순간을 기억할 것이며, 그 기억은 힘들었던 상처를 치유하고 또 내일을 살아가는 힘이 될 것이라는 작가의 믿음이 이 작품을 통해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