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전선
시작하며
프롤로그 베네치아
1막
제1장 파리
비전 | 1913년 5월 29일 | 샹젤리제 극장 | 댜길레프와 발레뤼스 | 반란 | 대립과 해방 | 관객 | 성공으로서의 스캔들
제2장 베를린
베르 사크룸 | 서곡 | 테크닉 | 수도 | 문화 | 문화와 반란 | 문화로서의 전쟁
제3장 플랑드르 벌판
낯선 땅 한 귀퉁이 | 8월의 포성 | 땅 위의 평화 | 그 이유는 | 빅토리안 종합 | 차에 넣을 꿀이 아직 남아 있는가?
2막
제4장 전쟁의 제전
배틀 발레 | 테마 | 가치 전환
제5장 광기 안의 이성
그들은 이유를 따질 수 없었다 | 의무
제6장 성스러운 춤
전쟁의 신 | 무리
제7장 내면으로의 여행
예술로서의 전쟁 | 형식으로서의 예술 | 예술과 도덕률 | 아방가르드
3막
제8장 나이트 댄서
새로운 그리스도 | 스타 | 우리 잊지 말자 | 순회와 상징 | 신세계와 구세계 | 연상들
제9장 기억
전쟁 붐 | 죽음의 삶 | 명성 | 구름 곡예사
제10장 끝없는 봄
독일이여, 깨어나라! | 희생자 영웅 | 삶으로서의 예술 | 현실로서의 신화 | 끝없는 봄이다!
감사의 말
주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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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의 터진 뇌수는 “시적 산물” 같아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해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이 초연됐고, 이는 현대를 폭발적으로 알리는 기제가 되었다. 현대의 관객은 역사가들에게 예술작품의 주인공보다 문화적 정체성을 더 잘 보여주는 증거의 원천이었다. 이에 저자는 현대 문화의 역사란 ‘반응의 역사’ ‘독자에 관한 이야기’ ‘관객의 이야기’라고 보며 1장의 상당 부분을 관객 묘사에 할애한다.
예술은 교훈, 도덕, 합리성을 초월해 도발과 이벤트가 되었다. 이것은 삶을 북돋는 종교적 힘을 지니며, 개인을 통해 달성되지만 개인보다 훨씬 크다. 러시아 발레단 단장 댜길레프는 프루스트나 지드처럼 예술가는 도덕과 무관해야 한다고 봤다. 아방가르드에서 흔히 말하듯 도덕은 추醜의 복수이며, 미를 향한 해방은 사회적 집단의 노력이 아니라 개인적인 구원을 통해서 오는 것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수많은 병사가 죽어나가는 가운데 당대의 예술가나 비평가들은 이를 어떻게 묘사했을까. 로버트 그레이브스는 사람의 뇌수가 동료의 모자에 튀는 광경을 보고 마치 “시적인 산물” 같다고 말했다. 윈 그리피스는 아침에 울리는 포격 소리를 듣고는 음악을 떠올렸다. 아름다운 선율과 관습적인 화성을 무너뜨리는 새로운 음악 말이다. 자크 블랑슈는 파리 공습과 함께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머릿속에 그렸다. 이처럼 예술계 사람들은 전쟁의 광경 및 폭음을 예술과 연결시켰다. 그들이 보기에 이 전쟁에서 유일하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예술로, 이전의 창작 규칙을 폐기하며, 삶과 함께 움직이는 경험이 되는 대단한 무엇이었다.
최초의 부르주아들의 전쟁이자 거대한 노력
1914년 프랑스와 영국, 독일에서 전장에 나간 이들은 봉사와 의무 관념으로 충만한 중간계급이었다. 이전 전쟁들이 왕조 간의 전쟁, 봉건적·귀족적 이해관계의 전쟁, 군주 간 대립에 기인한 전쟁이었다면, 제1차 세계대전은 최초의 대규모 부르주아 전쟁이었다. 따라서 이들 계급의 가치가 전쟁에서 병사 개인의 행위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