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서문
서문: 글로벌 히스토리 연구의 새로운 방법
1장 지리상의 대발견, 문명론, 국가경계
2장 국제법의 사상 계보: 문야의 구분에서 전지구적 통치까지
3장 문명, 이성과 종족개량: 대동세계의 구상
4장 세계박람회: 문명과 야만의 시각적 전시
5장 후쿠자와 유키치 ‘문명론’의 등급구조와 그 원류
6장 근대 편역으로부터 본 서학동점: 지리 교과서를 중심으로
7장 ‘서구 거울’에 비친 중국 여성
8장 언어등급과 청말 민초의 ‘한자혁명’
9장 ‘반半문명’에 대한 반추: 중국 식물 지식의 전환과 분화
10장 ‘아시아적 생산양식’에 대한 재론: 이론과 역사의 결탁
11장 중국 인류학 담론과 ‘타자’의 역사변화
역자 후기 | 찾아보기
세계의 근대질서는 어떻게 형성되어 지금까지 이어져왔는가
근대 이전에 국가의 경계는 지역 인간 공동체의 삶과 지리적 조건을 중심으로 규정되었지만, 근대 이후의 세계는 지정학적 이해관계에 따라 경계가 나뉜다. 국경은 단순하게 지리적 경계만이 아니라, 민족의 경계이고 문명의 경계이자 이념, 종교, 인종의 경계이다. 19세기 초 문명등급의 경전적 기준이 정착되기 시작하면서, 근대질서는 전 세계의 공통인식이 되었다.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와 같은 사회를 ‘야만국가’에 위치시키고, 중국,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사회를 ‘반문명국가’ 혹은 ‘미개화한 몽매국가’로 정의하며, 유럽과 미국 기독교 사회를 ‘문명국가’로 자리매김시켰다. 세계 각지의 다양한 인류의 삶의 방식을 여러 등급으로 서열화한 것은 서구의 지리적 확장과 패권적 영토 확장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출현하여 탈식민화가 이뤄진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한 방식으로 설명되고 있다.
이 책의 번역자는 역자 후기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왜 유럽적인 규범이 전지구적으로 통용되어야 하는지, 비유럽 지역은 왜 서구의 패권 확장을 그들 자신의 더 나은 발전 기회로서 수용해야 하는지, 다양한 지구상의 인간과 그들의 삶을 특정 기준에 따라 획분하고 그것에 차등적인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지, 즉 지구상의 세계질서는 영토뿐 아니라 인간의 마음과 정신의 차원에서도 기하학적인 경계에 의해 구분되고 등급화되었는지.”
역사적으로 볼 때, 문명론은 오히려 유럽 계몽운동이 내세웠던 이성주의 담론과 함께 서구 세계가 잔혹한 식민전쟁을 일으키고 식민무역을 강제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구성한 것으로서,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특수한 지식형태이다. _량잔, 「문명, 이성과 종족개량」에서
글로벌 히스토리 연구를 위한 다섯 가지의 방법론
이 책의 주편인 리디아 류 교수는 유럽이 창조한 질서가 지구의 구석구석으로 침투함에 따라 문명등급론이 출현한 이후의 사람들은 지구의 공간과 지구상의 인심을 두 축으로 두는 이중구조의 지정학을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