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작가님, 무슨 책 쓰세요?
평범한 시멘트 길 위에 강아지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혀 있다. 사람들은 무심히 지나가는데 강아지들은 대단한 걸 발견한 듯 엄청난 관심을 보인다. 발자국을 뚫어지게 보다가 데굴데굴 구르기도 하고,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컹컹 짖기도 한다. 사실 이 발자국들은 강아지들만 읽을 수 있는 ‘비밀 글자’이다. 발자국 책이 가득한 시멘트 길은 ‘강아지 도서관’으로 유명해진다.
주니어김영사에서 출간된《책 쓰는 강아지 콩이》는 어린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동화 ‘책 찍는 강아지’의 개정판 도서로, 책을 너무나 좋아하는 강아지들의 이야기다. 주인에게 버림받고 슬퍼하던 유기견 보호소 강아지들은 밤마다 모여 콩이 작가님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장 좋아한다. 재미난 이야기에 흠뻑 빠져 함께 웃고 떠들다 보면, 걱정과 두려움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콩이는 새 주인을 만나 멀리 떠나게 되고, 남겨진 강아지들은 콩이의 이야기를 시멘트가 덜 마른 길에 발자국 글자로 새기며 허전한 마음을 달랜다. 이렇게 해서 비가 와도 젖지 않고 바람에도 날아가지 않는 튼튼한 강아지 책이 만들어진다. 강아지들이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찍어 만든 발자국 책은 좌절하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가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주인을 잃은 강아지들은 이제 외롭지 않다. 발자국 책 도서관에는 함께 책을 읽고 즐거움을 나누려는 강아지들로 북적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동안 미처 알아보지 못했던 ‘강아지 도서관’이 종종 눈에 띌 것이다. 공원 산책로나 하얗게 쌓인 눈밭, 혹은 시멘트가 덧발라진 길가에 앙증맞게 찍힌 강아지 발자국을 발견하면, 잠시 그곳에 머물러 봐도 좋겠다. 감은 눈으로도 수많은 이야기를 볼 수 있는 특별한 강아지, ‘콩이’의 발자국 책일지도 모르니 말이다.
줄거리
유기견 보호소 노랑반에는 알리, 엘사, 헐크, 미미, 번개, 그리고 앞을 못 보는 콩이까지 여섯 마리 강아지가 살고 있다. 콩이는 매일 밤마다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