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독자들에게
들어가는 말 : 시장의 정체 ― 시조에서 이치바로
두 개의 ‘시장’ / 이치바로서의 외환 시장
너무나도 인간적인 부동산 버블? / 인터넷상의 이치바
이치바의 경제 이론 / 시장이란 무엇인가?
1장 시장 경제학의 연금술
시장 이론의 비과학성 / 표준적인 시장 이론의 버팀목 두 가지
상대성 이론을 부정하는 ‘최적화 원리’ / 기수적 효용과 서수적 효용
균형 가격이라는 ‘모색’ / 열역학 제 2법칙을 무시하는 균형 원리
인과율을 무너뜨리는 시장 균형 / 밀턴 프리드먼의 반론
연금술로서의 경제학 / 시장 경제론에 맡긴 희망
마르크스 경제학과 자유주의 경제학의 숨겨진 공통점
자유는 사라지지 않는다
2장 ‘선택의 자유’라는 감옥
선택의 자유와 합리적 개인 / 책임은 어디에서 생기는가?
무의식으로 발생하는 자기기만 / 히틀러의 파괴성
엔데가 그리는 ‘자유의 감옥’ / 감옥 속의 두 가지 자유
서구적 자유의 행방
3장 근대적 자아의 신학
‘선택의 자유’ 배후에 있는 것 / ‘실낙원’이라는 신화
프로테스탄트의 세계관 / 자기애와 이기심의 차이
사회적 자아라는 위장 / 허영의 ‘보이지 않는 손’ / 루터가 준비한 것
자유의 자멸 / 허무주의자의 정열 / 믿음에서 진리로
4장 창발이란 무엇인가?
협동 현상과 창발 / ‘암묵지’를 둘러싼 오해 / ‘암묵지’라는 수수께끼
‘계층성’을 만들어 내는 힘 / 튜링의 사상 / 대화하는 튜링과 폴라니
창발을 어떻게 탐구할 것인가 / 후기 비평적인 탐구
5장 생명의 역동성 살리기
암묵적 차원과 명시적 차원 구분하기 / 절차적 계산과 창발적 계산
Don’t think, FEEL! / 사물에 안착하는 제어술
창발적 커뮤니케이션 / 괴롭힘이 가져오는 도착화
움츠러든 몸 / 자기기만과 권위주의적 인격
피터 드러커는 ‘피드백’을 하자고 말한다 / 창발의 불꽃
6장 ‘공동체-시장’을 넘어서는 길
‘필연-선택’이라는 가짜 대립 / 공자의 ‘갈림길 없는 도’
‘살기 힘듦’의 정체를 밝히는 경제학 공부
현대 경제학의 무대는 자본주의 시장이다. 자본주의는 무엇보다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며 여러 원리를 전제한다. 가능한 모든 선택지를 적절한 시간 내에 모두 셈할 수 있다는 믿음, 효용을 따져 균형 가격을 모색하는 일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믿음, 자유 시장 경제가 보장하는 선택의 자유는 개인의 욕구와 자유의지를 고스란히 담아 낸다는 믿음. 학문의 토대를 이루기에는 모호하나 사람들은 으레 그러하다고 오래 믿어 왔다. 일본의 경제학자 야스토미 아유미는 이런 현대 경제학의 미심쩍은 지점들을 하나하나 살펴본다.
그중 무엇보다 자유에 집중한다. 선택의 자유가 주어지는 지금의 시장 경제 체제에서 개인은 정말로 자유로운가? 개인의 선택과 자유의지에는 너무 많은 요소가 개입하는 데다 다른 사람의 시선과 사회가 강요하는 가치에 휘둘리는 탓에 진정으로 자유로운 선택을 하는 개인이 없는데 현대 경제학은 이를 간과한다고 선생은 지적한다. 나아가 경제 활동을 하는 모든 개인이 ‘살기 힘들다’고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이렇게 『단단한 경제학 공부』에서 선생은 선택의 자유에서 벗어나 경제 활동의 자기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떠밀려 얻은 ‘선택의 자유’가 아닌
스스로 얻어 낸 ‘적극적 자유’를 위하여
야스토미 선생에 따르면 선택의 자유는 합리적 개인과 그들의 자유의지를 전제로 한다. 하지만 개인은 사실 많은 지적 판단과 처리를 무의식 중에, 습관적으로, 그냥 하고 있다. 일상 속 자잘한 선택은 자유의지라기보다 습관이나 루틴, 반사적 행동에 가까우므로 이 선택에 자유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예컨대 좋은 대학을 나오면 직업 선택의 폭이 더 넓어진다고들 생각하지만 주어진 역할에 갇혀 오히려 선택의 폭은 좁아진다. 사회의 가치 판단에 더욱 얽매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러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자유가 아니라, 실제로 내가 무엇을 어떻게 느끼고 원하는지 정확히 아는 것이 자유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