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정치, 경제의 현혹에서 벗어나기
1장 경제와 악의 문제
1. 악의 문제
2. 경제의 폭력
3. 폭력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경제
4. 경제와 성스러움
5. 경제의 자기 초월성과 패닉
6. 경제에 의한 윤리의 타락
2장 자기 초월성
1. 가격의 자기 초월성
2. 자기 초월로서의 미래
3. 금융 위기에 대한 공적 발언
4. 대참사와 의사소통
5. 말 없는 자기 초월성
6. 고문의 아바타들
7. 정치적 자기 초월성
3장 종말의 경제와 경제의 종말
1. 앞날의 문제
2. 경제와 죽음
3. 통계상 사망과 가상 사망의 경제
4. 기다림: 자신의 죽음과 거품 붕괴
5. 종말의 경제
4장 경제 이성 비판
1. 칼뱅주의 선택의 비합리성과 자본주의의 동력
2. 예정설 선택하기
3. 허위의식과 칼뱅의 선택
4. 개인주의라는 거짓말
결론: 운명론에서 벗어나기
부록: 시간의 역설
주
옮긴이의 글: 경제에 던지는 관념적 포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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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지배
금융 위기로 전 세계가 공황 상태에 빠지면 시장과 정치는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기자들은 금융 위기를 자연의 맹목적 재앙에 빗대 기사를 쓴다. 과연 경제 시스템은 자연과 같이 인간의 간섭 없이 작동하는 것인가? 《경제와 미래》는 오늘날 우리가 경제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 것처럼 여긴다는 데 문제의식을 가진다.
정작 위기가 발생하면 경제는 우리에게 희생을 요구한다. 알다시피 희생은 신성하다고 여겨지는 것에 행해지는 행위다. 저자는 성스러운 것들이 차례차례 물러나며 공석이 된 자리를 비약적으로 발전한 경제가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완전히 ‘경제인’, 즉 호모 에코노미쿠스가 되어 버린 시민들이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다. 단지 경제의 지배에서 벗어나 동떨어진 시선을 가진 사람만이 이러한 경제의 위상에 경악할 것이다.
경제 이성과 정치 이성을 조정하는 ‘미래’
책에 따르면 우리가 맹목적으로 이끌리고 있는 경제의 ‘합리성’의 바탕에는 ‘미래에 의한 조정’이 있다. 경제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에 이끌려 가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을 존재하게 하는 미래에 자신을 투영하고 있다. 일종의 시간 역설이다. 자신의 거짓말을 스스로 맹신하는 ‘뮌하우젠 증후군’이 이 역설의 본보기가 될 것이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중요한 특징은 모든 주체가 자기 초월적 미래라는 같은 이미지를 중심으로 자신의 행동을 조정한다는 것이다. ‘윤리’라고 부르는 만병통치약을 제외하면 해결하지 못할 문제를 해결해 주는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문제는 자기 초월적 미래가 없었다면 (자본주의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을 미래에 대한 신뢰와 미래의 무한성이다. 이렇게 해서 경제는 윤리가 되고 정치가 된다고 달리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는 시민들로 하여금 자신을 초월하여 미래를 향해 과감히 뛰어들 수 있게 이끌어 주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능력을 상실했다. 저자는 정치가 이 능력을 되찾기 위해서 돌아볼 곳은 정치에 남아 있는 성스러운 영역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