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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풍선 다섯 개
저자 김양미
출판사 시공주니어
출판일 2019-04-25
정가 12,000원
ISBN 9788952789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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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아. 내려가기도 무섭고 여기에 있기도 떨려.”
- 피할 수 없는 이별, 찾아온 슬픔, 보이지 않는 상처를 그리다

엄마 아빠의 이혼으로 다섯 식구가 두 집으로 나뉘어 산다. 세 자매 중 언니와 막내는 엄마와, 둘째는 아빠와 둘이 산다. 평온한 듯 보이지만, 보이는 게 다는 아니다. 화자인 둘째는 낯선 환경을 맞닥뜨린 기분을 전학 간 첫날 1교시, 높디높은 정글짐 맨 꼭대기에 홀로 서 있는 모습으로 비유한다. 엄마 아빠가 두 집으로 나뉘어 살 거란 말에는 무시무시하고 거대한 괴물 혀 위에 홀로 서서 공포와 맞서는 충격을 느낀다. 작품은 평온한 일상 그 이면에 숨은 이별을 맞은 사람들의 슬픔과 상실감과 막막함, 두려움 등을 보여 주며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 동시에 깊어 가는 상처와 아픔, 갈등도 당연하다고 다독이듯, 시간이 흘러도 여전한 둘째의 마음에 주목한다. 둘째는 ‘상처투성이’로 비유되는 선인장 가시에 찔리고 나서야 상처 난 자신의 진짜 속마음을 들여다본다. 이후, 김밥 도시락은커녕 딸의 소풍날인 것도 까맣게 잊은 아빠 앞에서 확실히 깨닫는다. 자신의 마음 서랍이 꽉꽉 차서 더는 아무것도 넣을 수 없다는 사실을. 어른의 선택으로 상처받고, 끝내는 스스로 방안을 찾는 아이의 모습은 애잔하면서 미덥다. 작품 속 화자는 자신의 솔직한 마음이 담긴 편지와 엽서를 아빠 엄마에게 부친다.

“엄마, 아빠는 우리 가족이 둘로 나뉘어 살 거란 말을 왜 이렇게 늦게 한 거야?”
“엄마, 언니, 막내랑 함께 산다고 졸라 보기나 할걸.” (… - 본문 중에서

자신의 방식대로 불편함과 화를 드러내는 화자의 손길은 바람직하다. 참고 누르고 타인의 마음만 배려하는 것이 미덕은 아니니까. 갈등과 상처의 마음 서랍을 비우고 나면 또 다른 성난 마음들이 달려들지 모른다. 그러나 이미 한 번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들여다보고, 새로운 활력과 대안을 경험한 사람은 두 번째, 세 번째 마음 서랍을 비우는 일도, 상처의 마음 서랍이 꽉 채워지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