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아무도 관심 없어
어느 날 모든 것이 새로워진다면 설레기도 하지만 겁이 나는 게 당연합니다.?낯선 누군가와 어울린다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요. 그래서 처음 만나는 이들을 겉모습만으로 지레짐작하기도 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 두더지도 그렇습니다. 깊고 깊은 정글에 처음 온 두더지는 낯선 환경과 처음 보는 동물들에 호기심이 생기지만, 어딘가 만만치 않아 보이는 모습에 먼저 다가가지는 못해요.
두더지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우쭐거리는 홍학들, 잔뜩 인상을 찌푸린 채 가슴팍을 쿵쿵 치는 고릴라, 조그만 두더지와는 상대도 안 해 줄 것 같은 덩치 큰 하마와 수틀리면 무지막지한 뿔로 받아 버릴 것 같은 말코손바닥사슴, 뭐가 그리 재밌는지 둘이서만 놀고 있는 악어와 악어새…. 두더지가 쳐다보거나 말거나 아랑곳하지 않는 정글 동물들의 모습에 상처받은 두더지는 혼자 결론을 내립니다. ‘정글 동물들은 나한테 아무런 관심이 없어.’라고요. 그러곤 자발적 왕따를 자처하고 혼자 놀기로 마음먹죠.
새롭고 낯선 환경을 마주한 아이를 위한 그림책
그러나 정글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두더지가 갑자기 쏟아진 큰 비에 꼼짝없이 휩쓸려 떠내려가자, 정글 동물들이 빗속을 뚫고 물살을 헤치며 두더지를 구하러 옵니다. 마치 브레멘 음악대의 동물들처럼 한몸이 되어서요. 그래요. 정글 동물들은 무심해 보여도 속마음은 누구보다 따뜻한 친구들이었어요. 어쩌면 보기보다 수줍어서 두더지한테 먼저 다가가지 못했는지도 몰라요. 두더지는 자신이 혼자라고 생각했지만, 결코 혼자가 아니었어요!
『쳇! 두더지한테 아무도 관심 없어』는 새롭고 낯선 환경을 마주한 아이를 위한 그림책입니다. 혹시 지금 우리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힘들어하고 친구 사귀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이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어 보세요. 어쩌면 친구도 아이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지도 모른다고,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친구에게 다가가 보라고 말이에요.
밝고 선명한 색감, 귀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