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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우리의 제철은 지금: 섬멍 만화
저자 섬멍
출판사 창비(주
출판일 2022-04-08
정가 14,000원
ISBN 9788936479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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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장 마감이 코앞에 푸드트럭
2장 나의 이름은 도루묵
3장 누가 뭐래도 다시 돋는 죽순밥
4장 듬뿍 담아 듬뿍 끓인 스튜
5장 낯설고 얼얼한 한방 마라샹궈
6장 기술과 기도 사이 국수
7장 생각 많은 해파리냉채
8장 진한 육수 고향의 맛 냉면
에필로그
작가의 말
낯선 괴식 도루묵에서 배려의 맛 호빵까지
가족을 이룬 두 여성의 군침 도는 일상!

6년차 웹툰 작가인 섬멍은 동성 파트너인 망토와 6년째 함께 살고 있다. 하루 종일 집에서 일하는 섬멍은 망토가 귀갓길에 사온 식재료로 손수 식사를 준비한다. ‘제철음식’은 특정한 시기와 계절에만 먹을 수 있는 재료로 만든 음식을 뜻하지만 두 사람의 제철음식은 고된 마감 일정 사이에도 무언가를 정성스럽게 굽고 끓여 만든 요리들, 바로 오늘을 제철로 만들어주는 요리들이다. 함께 시간을 들여 손질한 죽순에 게맛살을 추가해 만든 죽순게살밥은 생활에 즐거움을 더하는 개성 만점 요리다. 세상에 분노하는 날에는 얼얼하게 매운 마라샹궈를 볶고, 망토에게 잘못을 저지른 날에는 그의 화가 풀릴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들여 스튜를 끓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익히면 익힐수록 자꾸만 고개를 쳐드는 낯설고 괴상한 식재료인 도루묵은 “요즘 같은 세상엔 나 잘한다고 외쳐야 한다”라는 당당한 삶의 자세를 성찰케 한다.
물론 식사 준비가 귀찮은 날도 있다. 마감에 쫓겨 설거짓거리가 산처럼 쌓여 있을 때가 그렇다. 그런 날이면 사려 깊은 망토가 출출함을 달래줄 음식을 사 온다. 망토의 손에 들린 봉지 속 따듯한 통목살구이는 푸드트럭에서 파는 흔하디흔한 길거리 음식이지만 바쁜 일과 속에 헛헛해진 마음을 채우기에 충분하다. 한 사람은 야채호빵을, 다른 한 사람은 단팥호빵을 좋아하기에, 둘씩 짝지어 정성껏 소분해둔 것을 우연히 냉동실에서 발견한 날에는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에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한다. 주간 연재 일정에 쫓기는 삶 속에서도 ‘함께 먹고 사는 삶’을 지키기 위해 꼬박꼬박 메뉴를 기록한 만화가의 달력에서는 방금 차린 식탁처럼 다정하고 따스한 행복의 온도가 느껴진다. 맛깔 나는 그림체와 우당탕탕 흥겨운 표현으로 시도 때도 없이 군침 돌게 만드는 이 만화를 읽다보면 어느새 방구석 요리사 섬멍을 따라 식재료를 다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단지 요리만화는 아니다.
‘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