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세상을 살면서도 ‘눈이 먼’ 사람들을 위한 책
『길 잃은 곰』은 제주도에 빙하가 떠내려오면서 시작된다. 북극에 있어야 할 빙하가 제주도에 나타났는데도, 사람들은 이것이 환경파괴가 빚어낸 대재앙의 결과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오히려 빙하를 깎아 빙수를 만들어 팔고, 빙산에 구멍을 뚫어 관광객을 모아 장사를 하는 등 욕망을 채우고 돈을 버는 일에만 골몰한다. 빙하를 타고 떠내려온 북극곰 역시 그들에게는 그저 ‘구경거리’일 뿐이다.
사람들이 만든 밝은 빛에 눈이 멀고
녹아내린 얼음에 발 디딜 곳을 잃었다.
세상은 전에 없이 밝아졌지만
길 잃은 곰에게는 어둡고 또 어둡다.
-전이수, <길 잃은 곰>
이수와 우태의 눈에 비친 오늘의 어른들은 『길 잃은 곰』 속의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환경이 파괴되고 지구는 신음하며 인간들에게 계속 경고를 보내고 있지만, 자연을 파괴하며 욕망을 채우고 돈을 버는 일에 너무나 익숙해진 나머지 환경파괴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귀를 닫는다.
『길 잃은 곰』은 그 어느 때보다 ‘밝은’ 세상을 살면서도 정말 소중한 것을 보지 못하는 어른들, 세상을 올바른 방향으로 가꾸어 나가야 할 아이들을 위한 책이다.
두 소년 작가가 꼭 지켜주고 싶은 친구를 위해 쓰고 그린 그림책
이수가 동생들과 자주 거닐던 제주도 숲길. 그 숲길이 제주도에 제2공항을 만든다는 이유로 도로 확장 공사를 시작하며 사라진다.
“하루에 나무 몇 그루가 사라진 줄 아세요? 무려 900그루의 나무가 매일 베어졌어요. 그리고 우리는 그 길을 지나갈 때마다 느끼던 행복감을 잃어버렸고요. 저는 좀 더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보다 숲길을 거닐며 기쁘고 행복한 감정을 느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수와 우태는 지금은 없어졌지만, 예전에는 울창했던 숲을 그림으로 그리고, 사람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나무가 사라지는 일은 우리 인간들의 이기적인 마음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해요. 지구는 지금도 말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