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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예술이 꽃피는 이마도 작업실 2020_2014
저자 이승미
출판사 헥사곤
출판일 2020-07-31
정가 28,000원
ISBN 9791189688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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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본문 중에서-

● 최석운에게 그림은 무엇인가요?

○ 제게 그림은 일종의 종교 같은 거라고 하면 과한 표현일지….
저는 집안 사정상 어린 시절부터 외가에서 자랐어요. 외로움을 일찍 경험했지요. 그런 와중에도 늘 그림 그리기가 좋았던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그림 잘 그리는 아이로 불리면서 자랐어요. 초등학교 다닐 때도 그랬고 중학교 다닐 때도 학교 수업이 끝나고 늦은 밤까지 학교 미술실에서 그림 그리다가 집에 가곤 했어요. 그림 그리기는 재미가 있어서 많은 잡다한 생각을 잊게 했지요. 나의 유년기와 청소년기의 환경이 외롭고 고단해서 만일 그림이 아니었다면 불량한 청소년기를 보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가끔 내가 이렇게 평범하게 남들처럼 지내왔다는 것이 기적이라고 느껴질 때 가 있어요. 그럴 땐 그림이 고맙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게 심오하고 수준 높은 예술적 포부나 특별한 재능이 있어서라기보다 뭐하나 남보다 나을 만한 것이 없는데 그림이라도 잘해서 주변에서 자꾸 잘한다 하니 그림에 계속 매진해온 것 같습니다. 그림은 나의 외로움을 잊을 수 있게 해주었고 날카로운 상처를 견디게 해 주었으니 다행이고 감사한 마음, 좋아서 했다는 것을 넘어서 종교 같은 의미를 가져왔다는 의미입니다.

● 이마도 작업실에서 하는 창작활동의 장점과, 어떤 작업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 오랜 기간 사용하는 화가의 작업실은 익숙하기 마련이지요. 그래서 긴장감보다는 타성에 젖을 수가 있어요. 2008년 처음 레지던시를 경험하고 ‘작업실을 옮길 수도 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일상이나 주변에서 소재를 구하는 저로서는 옮겨진 작업실 주변의 새로운 환경에 흥분합니다. 그리고 그 장소에 가지 않았더라면 못 그릴 그림을 그리게 되지요. 작은 섬에 위치한 이마도 작업실은 낭만적인 고립을 느끼는 유배지입니다. 처음 본 염전에서 소금을 만드는 사람들은 길을 지날 때마다 만나고 도처에 무화과와 동백꽃, 유채꽃이며 바다
가 왔다 갔다 하며 만드는 갯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