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펴내며
비애의 꽃 _ 김가현
친애하냐 _ 김민성
물망초 _ 김아진
햇빛을 머금은 팥꽃나무 _ 박주선
다리 8개인데 사랑해도 됩니까 _ 석수아
주마등 주식회사 _ 성시언
해피 할로윈 _ 심연경
실내장식의 시그널 _ 윤예나
우리가 사랑한 여배우 _ 이소영
애상 _ 이지민
UTOPIA _ 이하늘
OCTOPUS & CYBORG with Friends _ 장지은
이화옷방 _ 장한비
하나씩 천천히 _ 정서윤
푸른 리본 머리띠 _ 표하늠
친애하는 나의 신에게 _ 한다을
해설 _ 열여덟 살, 우리는 사랑을 이야기하지 _ 구성호
열여섯 편의 작품들은 서브 컬처로서 외면받아왔던 대한민국 고등학생들의 정서와 의식을 날것 그대로 보여준다. 성공 신화와는 거리가 먼 자기 성장 스토리, K-컬처 콘텐츠에서 볼 수 있는 세련된 로맨스와는 다른 소소한 사랑과 우정의 이야기, 고등학생의 의식 수준에서 파악하는 모순된 사회 현실 이야기 등은 기존 문화산업 콘텐츠의 세련된 서사에 익숙해진 우리들에게는 다소 낯설게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단언컨대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주류 서사가 보여주지 못했던 고등학생들의 삶, 의식과 정서를 비릿함을 감추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맛으로 보여줄 것이다.
그간 청소년물로 분류되는 문화콘텐츠물은 넘쳐 났지만, 실존적 주체자로서 청소년 ‘나’와 ‘나의 이야기’는 좀처럼 제도적 출판 환경에서 독자를 만날 기회를 갖지 못했다. 따라서 대중의 청소년 이해는 청소년 그 자체의 내러티브를 원천으로 한 이해가 아니라 청소년 코스튬을 한 성인의 내러티브를 바탕으로 한 것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성인들이 드라마, 영화, 소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또 일상 속에서의 엷은 접촉을 통해 안다고 생각하는 청소년과 그 실제의 간극은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이번 만화집의 가장 큰 가치는 청소년 그들의 지향과 정서 그리고 그들이 바라보는 그 자체로서의 우리 사회에 대한 실제를 청소년 ‘나’의 이야기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이 땅의 십대들이 결국 이 사회의 미래를 끌고 갈 주역들이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이 사회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는지. 그들 스스로가 말하는 이야기에 경청할 필요가 있겠다. 이번 만화집을 어른들도 함께 읽어야 하는 까닭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