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미션을 완료하십시오.”
4가지 신비한 과일과 베일에 싸인 등장인물들
“알리바바 파파야, 술탄 망고, 어디어디 코코넛, 해골 석류… 난생처음 듣는 과일을 찾으라고?” 투어를 떠나게 된 주인공은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미션을 전달받는다. 주스를 만드는 데 필요한 과일을 찾으라는 것! 대체 어디서? 어떻게? 사막 한가운데에서 무슨 수로? 이 아득하고 막연한 시작은 어딘가 불가능해 보이기도,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 정도 혹독함은 견뎌야 한다는 모험의 예고 같기도 하다.
이처럼 이야기는 말 그대로 해결 여행을 제공하지만, 그 과정과 성공 여부는 온전히 손님의 몫으로 남겨 둔다. 미션 과일을 찾을 때마다 주인공 앞에는 낯선 장소와 풍경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이 등장하고, 그 인물들은 저마다 비밀을 간직한 것처럼 보인다. 어쩌다 보니 함께 하게 되는 상인 무리부터 베일에 싸인 남자아이, 소문만 무성한 마법사까지 주인공을 쥐고 흔드는 건 비단 미션 과일뿐만이 아니다. 때문에 독자들은 주인공이 마지막 과일을 손에 넣는 순간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여기에 덧붙여 속도감 있게 넘어가는 문장과 적절하게 배치된 그림은 이야기의 몰입을 높여 주는 부스터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그래서, 이 어린이 손님은 모든 과일을 손에 넣었을까?
“나도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모험 속에서 배우는 자기 긍정과 성장
퀘스트를 깨며 조금씩 레벨을 높여가는 게임 속 캐릭터처럼, <트러블 여행사>의 모험은 주인공의 내적 성장과 긍정을 보여 준다. 갑자기 주어진 미션부터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세계와 사람들까지…… 엊그제까지 평범한 열 살이었던 아이에게 낯선 여행은 혹독하기만 하다.
주인공은 이것도 못하고, 저것도 못하는 이방인 취급을 받던 처음의 모습을 지나서 사막에서 혼자 걷는 법, 더위를 식히는 법, 여기 사람들이 살아가는 법 등을 몸소 익히며 자기만의 생존법을 터득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늘어난 기술과 지식이 아니라 주인공이 자기를 긍정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