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네 살부터 일흔다섯 살까지의
어린이를 위한 동화입니다”
백조들에게 오해를 사서 붙잡힌 와중에도 동생을 챙기는 의젓한 열 살배기 언니 델핀, 다친 늑대의 애원에 금세 마음을 열 만큼 해맑은 일곱 살배기 동생 마리네트. 둘에게는 다정하고 영리한 동물 친구들이 있다. 집 안과 농장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몇 안 되는 동물로 아이들을 위해 비를 내리게 하는 능청맞은 고양이 알퐁스, 공작처럼 아름다운 깃털을 갖고 싶어서 혹독하게 관리한 끝에 결국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룬(? 돼지, 아이들이 그려준 초상화 속의 모습대로 변신하고 만 수탉과 소처럼, 동물들은 현실과 비현실 사이를 넘나들며 특별한 주인공이 된다.
열일곱 편의 우화를 두 권에 나눠 수록한 『능청맞은 고양이와 동물 농장』은 마르셀 에메의 작품 세계를 한눈에 읽을 수 있는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기발한 발상과 유머를 선보이면서도 아이러니를 통해 현실을 포착해내는 이 책은, 또 다른 소설집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와 함께 에메를 모파상에 비견될 만한 ‘짧은 이야기의 장인’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이바지했다. 특히 이 책에 대해 에메는 “네 살부터 일흔다섯 살까지의 어린이를 위한 동화”라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는데, 그의 말처럼 이 책의 수록작들은 프랑스의 초등학교, 중학교 교과서에도 실리며 프랑스의 모든 세대에게 널리 읽히고 있다. 한국에서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이야기 1~3』(작가정신, 2000으로 출간된 바 있는 이 책이 이번에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김경랑 연구원과 서경대 최내경 교수의 번역으로 ‘네 살부터 일흔다섯 살까지의’ 한국 독자들을 새롭게 만난다. 여기에 익살스러운 일러스트 열네 컷까지 더해 동물들의 개성을 생생하게 살려냈다.
에메는 「서문」에서 동물들이 “말을 한다고 해도 이 이야기에 나오는 동물들 같지는 않을 것”이며, 오히려 “정치나 알류샨열도 과학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심도 있는 문학평론”을 할 것이라는 의견에 능청스레 동의한다. 그러면서도 그가 우화라는 형식을 통해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