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남들에게는 알리고 싶지 않은 비밀이 있다.
만약 우연히 친구의 비밀을 알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할까.
친구의 약점으로 여기고 그걸 힘으로 휘두를 것인가,
아니면 친구의 아픈 마음을 달래 주고 힘을 줄 것인가?
숨기고 싶은 비밀, 그리고 무적 수첩
:누군가의 약점을 알고 있다는 것
문수보다 키가 두 뼘이나 큰 나무, 가뜩이나 무서운 나무가 문수 앞에 툭 하고 수첩 하나를 떨어트린다. 수첩을 펼쳐서 그 안에 적힌 내용을 본 문수는 너무 놀라 그만 딸꾹질이 나오고 만다. ‘달래 옷. 리본 달린 옷. 달래 옷 입은 난쟁이 거지 공주 문수.’ 나무 동생 달래의 옷을 입고 있었다니, 이 사실이 학교에 알려지면 절대 안 됐다. 그때부터 문수는 나무가 원하는 것은 뭐든지 해 주며 나무의 입을 막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던 어느 날, 화장실에서 우연히 나무의 수첩을 줍게 된 문수. 그리고 그 안에 가득한 반 친구들의 비밀을 보게 된다. 나무의 수첩은 그야말로 ‘무적’ 수첩이었다.
왕이 된 아이
:어린이의 세계에서도 힘의 논리는 작용한다
나무가 반에서 왕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이유를 알게 된 문수, 급기야 나무의 비밀마저 알게 된다. 문수는 친구들이 가진 각자의 비밀을 빌미로 새로운 왕으로 군림하며. 친구들을 괴롭힌다. 마치 과거에 나무가 자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수첩에 적힌 반 아이들의 약점을 빌미로 나쁜 힘을 휘두르는 나무와 문수의 모습은 마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폭력적으로 권력(나쁜 힘을 휘두르던 엄석대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아이들의 우정과 학교생활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아름답고 순수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어른들의 세계에서나 있을 법한 ‘힘을 가진 자’와 ‘그에게 복종하는 자’가 가지는 힘의 저울이 아이들의 세계에서도 시대를 떠나 늘 존재한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좋은 힘과 나쁜 힘
:진정한 힘은 무엇이며, 어떻게 써야 할까?
힘에는 좋은 힘과 나쁜 힘이 있다. 사람들은 모두 이런 양면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