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왕과 김효찬, 장자의 지혜를 탐구하다.
2,300년 전, 전국시대를 살았던 것으로 알려진 장자는 격변과 혼란 속에서도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공존의 세상’을 꿈꾸었습니다. 그의 삶과 생각은 <장자>라는 한 권의 책으로 남았는데, 이 책은 <도덕경>, <열자>와 더불어 도가사상을 대표하는 도가3서 중 하나로 꼽힙니다. <장자>에는 성경에 나오는 예수의 ‘비유’나 불경에 나오는 부처의 전생 이야기 ‘자타카’에 견줄 만큼 재미와 교훈을 함께 갖춘 옛이야기들이 들어있습니다. 정해왕 작가는 <장자>에 실린 우화 가운데 어린이들과 함께 나눌 만한 이야기 스물네 편을 가려 쉽고 재미나게 풀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김효찬 화가가 담백하면서도 힘찬 그만의 그림을 더해 독자 여러분을 생생한 이야기 속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장자가 꿈꾸었던 ‘공존’이야말로 치열한 경쟁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가치일 것입니다. 깊은 생각과 지혜를 나누고자 두 작가가 함께 탐구한 끝에 내놓은 <어린 장자>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봅니다.
<책속에서>
나무로 가구를 만드는 목수가 있었어요. 어찌나 튼튼하고 아름답게 가구를 만드는지, 주위에 소문 이 자자했지요. 이 목수는 나무 고르는 눈도 남달랐어요.
하루는 목수가 자기 제자를 데리고 좋은 나무를 구하기 위해 먼 길을 떠났답니다. 가는 길에 어느 마을을 지나다가 어마어마하게 큰 나무 한 그루를 발견했지요. 나무 꼭대기엔 구름이 걸쳐 있고, 몸통은 또 어찌나 굵은지 어른 열댓 명이 손에 손을 잡고 둘러 서야 한 바퀴를 돌 수 있을 정도였어요. 나무 둘레 에는 멀리서부터 나무를 구경하러 온 사람들로 북 적거리고 있었지요.
다음 날 아침, 할아버지는 원숭이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말했어요.
“오늘부터는 너희가 먹을 도토리를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씩 주겠다.”
그러자 원숭이들은 깩깩 소리를 지르며 펄펄 뛰는 거예요. 싫다는 뜻이죠.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