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의도
2008년 대한민국 정국의 화두가 광우병과 촛불시위라면, 경제 부문의 화두는 단연 ‘물가’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6월 25일 한 간담회에서 소비자물가가 지난달(5월보다 더 올라갈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하반기 경제운용의 최우선 과제로 물가 안정을 꼽았다. 비단 고위층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식료품, 유가 등 생필품의 끝없는 가격 인상은 서민들의 피부에 그 어느 때보다도 생생하게 와 닿고 있다.
우리는 인플레에 중독되어 있다. 그런 만큼 인플레의 독성을 느끼지 못한다. 끊임없이 물가가 오르는 것은 으레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플레는 처음에는 좀 더 나은 생활수준을 보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내 경제적 무질서와 부의 집중 현상을 심화시킨다. 종국에는 경제 기반 자체를 파괴해버리는 데 이른다. 이러한 인플레 심리가 대기업이나 재벌에 의해 선도되고, 부동산 투기 등 불로소득을 추구하는 계층에 의해 조장되어왔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이 책이 2008년 한국이 처한 경제 현실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 이상 회피하거나 외면할 수 없는 ‘만성 인플레’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역사 속에서 나타난 주요 인플레의 원인과 결과를 복기해보는 것은 분명히 필요하고도 유익한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