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이 살아 움직인다!
나차르 말리크는 올해 열 살. 우주 비행사, 유도, 피자, 쫀득쫀득한 젤리를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다. 사람들은 모두 말리크네 가족이 문신 새기는 일을 한다고 믿고 있지만 말리크 가족에게는 큰 비밀이 있다. 바로 가족의 몸에 있는 문신이 털이나 손톱처럼 자란다는 것! 게다가 더 놀라운 사실은 몸에 새겨진 문신을 꼬집으면 문신이 살아서 몸 밖으로 나온다는 것! 마치 알라딘의 램프 요정 지니처럼 말이다.
언제나 콧수염과 머리를 정성스럽게 관리하는 아빠는 여러 개의 문신이 있다. 등에는 거대한 용이, 엉덩이에는 행복하게 웃고 있는 대왕고래가, 배에는 벵골호랑이가 평화롭게 잠을 잤고, 목에는 검은 까마귀가 새겨져 있다. 그리고 팔뚝에는 스페인 해적이 있었는데, 한 손에는 검을 다른 한 손에는 피가 뚝뚝 흐르는 심장을 들었다. 동생의 하루하루를 악몽으로 만드는 걸 즐기는 누나 메스케렘의 문신은 딱 세 개였다. 다이빙대에서 물속으로 뛰어드는 레이디 알가, 뼈대만 있는 숫양, 그리고 작약 한 다발이 새겨져 있었다. 그런데 엄마 에스메랄다는 좀 달랐다. 양팔에 해골 문신이, 목에는 진짜로 착각할 정도의 멋진 고양이 문신이 있지만, 엄마의 문신은 움직이지 않았다. 말리크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에게는 고래 문신이 있다. 한 번은 크루즈 여행 중에 바다에 떨어졌는데 고래를 타고 물에서 솟아올라 기적적으로 살아난 적도 있었다. 우리의 주인공 나차르의 몸에는 문어 문신이 있었는데 이름은 오토였다. 오토의 키는 40센티미터 정도라서 종이봉투, 양동이 같은 곳에 자유자재로 몸을 숨길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먹을 것만 보면 정신을 못 차리는 치명적인 단점도 있었다.
아빠는 아이들에게 열여덟 살이 되기 전까지는 문신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혹시라도 사람들이 말리크 가족의 비밀을 알게 될 경우 더 큰 소동이 벌어질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스케렘은 문신을 불러내서 나차르를 골탕먹이기 일쑤였는데, 결국 사고를 내고야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