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웅장한 것을 좋아했던 소녀 리나
1914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난 리나Lina Bo Bardi는 고대의 아름다운 예술품에 둘러싸여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 그는 사람들로 가득 찬 광장, 장사꾼 등 이웃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즐겨 그렸다. 그런 환경 덕분인지 리나는 커서 건축가가 되고 싶어 했다. 로마 대학에서 건축 공부를 마친 그는 당대의 거장 지오 폰티의 스튜디오에서 일한 후, 밀라노에 사무실을 차렸다. 하지만 곧바로 제2차 세계대전이 터지면서 건축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중요한 건축 잡지에 글과 그림을 기고했고 《도무스》의 편집을 맡기도 했다. 로마로 돌아온 리나는 미술 평론가이자 예술품 수집가인 피에트로 바르디와 결혼했다. 이탈리아 저항 운동에 가담한 이들 부부는 전후 이탈리아에서의 생활에 어려움을 느끼고 브라질로 이민을 가게 된다.
그의 두 번째 고향, 브라질
1946년 리우데자네이루에 정착한 리나는 건축가로서 많은 기회와 영감을 준 브라질에서 제2의 삶을 시작했다. 남편과 함께 잡지 《하비타트》를 창간해 이상적인 주거 공간을 향한 자신의 철학을 전파했고, 브라질 최고의 미디어 재벌인 아시스 드 샤토브리앙을 만나 건축가로서 재능을 펼칠 기회를 얻게 된다. 남편이 운영을 맡게 된 상파울루 미술관을 설계하게 된 것이다. 이 시기에 리나는 자신의 집을 지었는데, 이 집이 리나의 첫 번째 작품인 ‘유리의 집’이다. 이곳은 그들의 주택이기도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 열린 공간이기도 했다. 주변 환경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거실 영역의 개방감을 살리고, 은둔과 휴식을 위한 침실의 영역은 위요감을 높여 낮과 밤의 공간이 드라마틱하게 대비되는 건축이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새로운 경험을 공유하고,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으며 신선한 에너지를 충전하곤 했다.
문화적 속물근성을 싫어한 건축가
리나가 설계한 대표적인 건축물 상파울루 미술관은 그가 말하는 ‘가난한 건축’에 기초를 두고 있다. 가난한 건축이란, 가난해서 어쩔